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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병 정신 기리는 홍주의사총, 국가가 관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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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병 정신 기리는 홍주의사총, 국가가 관리해야”
  • 이경현
  • 승인 2023.06.16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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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의사총만 지방자치단체가 관리
​​​​​​​문화재청 “기관 대 기관 협의 필요”
홍성읍 대교리에 위치한 홍주의사총. 홍주성전투에서 희생된 의병들의 유해를 모신 곳이다. 사진=홍성군

홍성군에서 관리하는 홍주의사총을 국가 관리로 전환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의사총은 홍주의사총을 비롯해 금산의 칠백의총, 남원의 만인의총이 3대 의사총이다.

칠백의총은 임진왜란(1592) 때 왜군과 싸우다가 장렬히 전사한 700명의 병사들을 위한 무덤과 사당이다. 만인의총은 조선 선조 30년(1597) 정유재란 때 남원성을 지키기 위해 왜적과 싸우다가 전사한 사람들을 함께 묻은 무덤이다. 홍주의사총은 대한제국 말 홍주성전투에서 희생된 의병들의 유해를 모신 묘소이다. 사당인 창의사(彰義祠)에 900의사의 위패를 봉안하고 구백의총이라 했던 것을 1992년 홍주의사총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을미의병으로부터 연면히 계승되어 온 대한제국 말 홍주의병의 호국정신을 기리는 중요한 유적이다.

3대 의총 모두 일본과 대항하여 싸운 의병이란 공통점이 있으나 1963년 문화재로 지정된 칠백의총과 1981년 문화재로 지정된 만인의총의 관리는 국가기관인 문화재청에서 직접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2001년 뒤늦게 문화재로 지정된 홍주의사총만이 지방자치단체인 홍성군이 관리하다보니 상대적으로 관리에 소홀함이 나타나고 있다.

문화재청 자료에 따르면 칠백의총의 면적은 17만7595㎡, 만인의총은 8만9168㎡인데 비해 홍주의사총의 면적은 3만6229㎡로 칠백의총의 약 5/1, 만인의총의 2/1 수준이다. 또 칠백의총은 국가 공무원 11명이 근무하며 올해 경상경비가 11억원, 만인의총은 국가 공무원 7명에 경상경비가 8억원인데 비해 홍주의사총은 전담 공무원이 없다. 올 경상경비가 9800만원으로 다른 의사총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초라한 실정이다.

지난 1일 열린 ‘병오 홍주의병 장사공 순의 117주년 제향식’에는 대통령의 조화도 없었으며 문화재청장도, 국회의원을 비롯한 군내 기관장 대부분이 불참하는 썰렁한 제향이 있었다. 그러나 칠백의총 제향에서는 대통령 헌화와 분향, 묵념은 문화재청장이 대신하며,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의 살풀이춤 공연도 펼쳐졌다. 만인의총 순의제향에서는 문화재청장을 비롯해 지역 국회의원과 전라북도 행정부지사 등이 참석하고 남원시립국악단의 정화무 ‘지전춤’과 창작국악 ‘만인의 염원’이 펼쳐져 대조를 이뤘다.

더욱이 홍성군청 직제 개편에 따라 다음달부터는 문화관광과 문화재팀에서 만해 한용운 생가, 백야 김좌진 장군 생가, 결성농사박물관과 함께 홍주의사총을 관리할 계획으로 관리의 역부족이 예견된다. 이에 대해 황선돈 문화관광과장은 “최선을 다해 조금도 소홀함이 없도록 관리하겠다”면서 “홍주의사총 국가 관리 전환은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문화재청 보존정책과와 혁신행정담당관실 담당자들은 “국가관리가 필요한지 기관 대 기관 간의 협의가 우선 필요하며,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행정안전부와 기획재정부 등과의 합의사항으로 큰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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