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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 헌신 덕분…일신정밀 새로운 도약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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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 헌신 덕분…일신정밀 새로운 도약 지켜봐 주세요”
  • 이경현 기자
  • 승인 2023.06.12 08: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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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표창 받는 일신정밀 장재형 회장

일신정밀 장재형(75) 회장이 오는 16일 대통령 표창을 받는다. 일자리, 수출, 사회 기여 등 한국 경제 발전에 공헌한 중소·벤처기업인에게 주는 대통령 표창은 충남에서는 3명만 선정됐다.

장재형 회장은 세계적인 반도체장비 업체인 램리서치와 11년간 사업을 지속하면서 수입에 의존하던 핵심부품을 자체 기술개발을 통해 장비 국산화에 성공해 2017년 9월 미국 램 본사에서 진행된 협력업체 초청행사에서 최우수 협력업체로 선정된 바 있다. 램리서치와의 국산화 사업 확대를 위해 장 회장은 2017년부터 약 30억원을 투자해 파이프레이저, 레이저절단기, 펀칭기, 절곡기 2대 등 총 5대의 장비를 구입했다. 2020년에는 15억원을 투자해 도장 컨베이어 라인을 구축하는 등 램리서치의 국산화 사업에 주력해 지난해 215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지금까지 램사의 실적만은 총 1130억원이라고 한다.

또한 2020년 7월 경기도 이천에 있는 SK하이닉스에서 열린 소부장 (소재, 부품, 장비) 연대 협약식에서 소부장 중소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수입에 의존하던 반도체 장비 부품의 국산화에 성공하고, 화재 예방 에너지저장장치를 수출하는데 창조적 아이디어를 제공했다. 노사 화합과 지역사회에 공헌함으로써 대한민국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한 공적이 크다고 인정받았다.

46년 판금 분야 한 우물로 국내 정상에

그동안 크고 작은 수많은 상을 많이 받은 장재형 회장이지만 이번에 받는 대통령 표창은 의미가 남다르다고 한다. 그의 인생에서 큰 봉우리 위에 우뚝 선 듯한 느낌, 당사자가 아니면 알 수 없는 그런 뭉클함이 그의 감회다. 1949년 4월 홍성군 서부면 판교리 묵동마을에서 아버지 장영복과 어머니 백학분 씨 사이에서 3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당시 대부분이 그러했듯 가난 때문에 고등교육을 포기하고 기술자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어린 나이인 15세에 맨몸으로 서울로 올라갔다. 온갖 고생 끝에 판금 기술을 배우며 한 우물만을 판 지 46년 만에 국내 판금 분야 최고기업의 꿈을 이루고 대통령 표창을 받으니 감회가 새로울 만도 하다.

그는 고향을 떠나자마자 서울 성수동에 있는 소규모 판금 업체에 취업했다. 평소 그의 성실성을 인정한 사장으로부터 각종 기술을 배워 마침내 1977년 서울 성동구 마장동에서 절단기와 절곡기 두 대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의 꿈을 이룬 곳이 현재의 일신정밀(전신 일신판금)이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외국 서적을 뒤적이며 판금 관련 지식을 쌓아 나갔다. 여건이 허락되면 독일과 스위스 등 판금 기술이 발달한 나라를 찾아 새로운 기계를 도입하고 선진 기술을 배웠다. 협력업체와의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기업이 조금씩 성장했다. 이후 부천으로 공장을 옮겼고, 경기도 송탄에 공장을 설립했다. 사업체가 확장되면서 경기도 평택에 2000여 평의 부지를 마련해 부천과 송탄 공장을 하나로 합쳤다. 창립 40주년이 되던 2017년 아산시 둔포에 신사옥을 마련했다.

사업 초기에 많은 어려움에 직면하고 몸이 아플 때마다 그는 “하면 못 할 것이 없다, 판금 분야 최고기업을 만들겠다”라는 확고한 신념을 되새기며 위기를 극복했다. 1988년 LG와 협력해 국내 최초로 ‘현금자동지급기’를 상용화했다. 2000년대에는 일신정밀의 특허기술인 ‘3중 잠금장치’를 개발해 중국에 수출하는 ‘금고형 현금자동지급기’를 만들었다.

2003년 디스플레이 장비 사업, 2011년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 회사인 램리서치, 2016년에는 국내 1위 장비업체인 세메스의 협력업체가 돼 고도의 정밀도가 요구되는 반도체 장비를 공급해 오고 있다. 2019년에는 까다롭기로 유명한 삼성SDI와 협력관계를 맺고 에너지저장장치용 선반을 제작, 미국으로 연간 1000만달러 이상 판매하는 수출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이웃 잘 보살펴야 한다’는 어머님 가르침 실천

장재형 회장은 고향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 회장은 40여 년간 쌓은 본인의 기술을 전수하고 후배들을 취업시키기 위해 홍성공업고, 폴리텍대학 홍성캠퍼스 등과 산학협력을 체결했다. 또한 홍성사랑장학회, 홍성 청로쉼터 등을 후원해 청소년들에게 사랑의 손길을 건넸고, 본인 회사 취업이라는 선행을 베풀고 있다. 이러한 공로로 폴리텍대학 홍성캠퍼스 명예학장을 역임했다. 중소기업진흥공단 ‘인재 육성기업’(2015년), 중소기업청 ‘인재 육성형 중소기업’(2015년), 충남교육청 ‘엔젤꿈이룸기업’(2016년)으로 선정됐다.

더욱이 1990년부터 30여 년 고향 노인들을 대상으로 경로 위안잔치를 열고 있다. 2007년에는 회사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서부면에 사는 노인 2000여 명을 모시고 충청도 출신 연예인이 참여하는 공연무대를 마련하기도 했다. 또한, 매년 홍성군에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기탁하고 있다. 이러한 선행이 알려지자 충남도는 2001년 ‘자랑스러운 충남인상’, 홍성군은 2008년 사회봉사부문 ‘홍주문화대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행자부 장관 감사장, 기획재정부 등 다수의 기관으로부터 표창장을 수상했다.

그는 모친의 가르침을 몸소 실천하는 것으로 인생의 철학을 삼고 있다. 어려운 형편에도 어머니는 장 회장에게 ‘집에 찾아오는 손님에게 물 한 잔이라도 나눠 마시는 인정이 있어야 한다’고 가르쳤다. 아직도 어머님의 음성이 귓가에 들리는 듯 하다며 주위 사람들을 챙기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말한다. 또한 온갖 난관에도 회사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고향 사람들과 주위 사람들 덕분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일신정밀 사훈에는 ‘인화 단결’이라는 문구가 있다. 직원은 물론 사업 파트너 등과 더불어 합심해서 가야 한다는 경영철학이 담겨 있다. 불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단 1명도 구조조정을 하지 않았다. 직원의 가족이 굶어서는 안 된다는 확고한 신념으로 한 번도 월급날을 넘기지 않았다고 한다.

직원들에게 강조한 ‘평생 직장’을 실천하고자 판금업체에선 흔치 않게 냉난방 시설을 구축했고, 기숙사 1인실 제공, 외국인노동자 기술자에게는 요리실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이익은 반드시 직원들과 공유하고 있어 사내 분규가 1건도 없는 노사 화합형 기업으로 주변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장재형 대표는 평소 직원들에게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못 하겠다는 나약함보다는 해 보고 생각하자”라는 의식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실패한 것에 대해 직원들의 탓으로 돌리지 않고, ‘잘되면 직원들의 공’으로 돌리는 남다른 철학을 갖고 있다.

“46년 동안 현장에서 일하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직원들과 한 마음 한 뜻으로 난관을 극복하고 지금의 일신정밀을 만들었습니다. 직원들의 헌신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습니다. 하나같이 내 일처럼 최선을 다한 직원들이 자랑스럽고 고맙습니다. 저는 이제 국내를 넘어 세계로 비상하는 일신정밀을 만들기 위해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일신정밀의 새로운 도약을 지켜봐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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