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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교사로 첫 발…“학생에게 친구처럼 다가가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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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교사로 첫 발…“학생에게 친구처럼 다가가고파”
  • 신혜지 기자
  • 승인 2023.06.05 0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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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초 한규록 특수교사

홍성서 특수교사로 첫 발 내딛다

한규록(30) 교사는 올해 홍주초 특수교사로 발령 받은 지 3년이 된 신규 교사다. 평소 아이들을 좋아했다는 한 교사는 특수교육과에 다니고 있던 작은누나의 추천으로 진로를 결정하게 됐다. 충남 논산에서 대학 생활을 마치고, 홍주초로 발령을 받으면서 처음 홍성을 찾게 됐다.

홍주초에 왔을 때 ‘작은 것 같으면서도 크고, 큰 것 같으면서도 작다’는 게 첫인상이었다. 한 교사는 1교시부터 4교시까지 특수반을 찾는 아이들의 수업을 맡고, 점심시간에는 1학년 학생과 함께 밥을 먹고 있다. 화요일과 목요일에는 홍성교육지원청 특수교육지원센터에서 진행하고 있는 진로 직업 체험에 학생들을 인솔해 주고 있다.

첫 발령이고, 특수교사도 한 명뿐이다 보니 어려움도 많았다. 현재 홍주초에는 6명의 특수학생이 있으나 특수반을 찾는 학생은 5명이다. 1학년부터 5학년까지 다양한 학생이 있어 학생들의 수준이 다 달라서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지금은 학생들 개개인의 수준에 맞춰 공부를 시키고 있습니다. 한 학생은 그림 카드를 보고 국어 공부를 시키고 있고, 교과서로 진도를 나가고 있는 학생도 있죠.”

한규록 교사는 특수반 학생들이 자신의 반 학생들과 어울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지난달 13일 열린 체육대회에서 특수반 학생들이 다른 친구들과 함께 체육대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아이들을 살펴 특수반 학생들과 함께 ‘장애물 뛰어넘기’ 경기에 참여했다. 학생들과 함께 합을 맞출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다.

최근에는 1학년과 4학년 학생들이 친해져 서로 챙겨 주며 사이좋게 지내고 있다. 학생들이 특수반 학생들의 손을 잡아 주기도 하고, 뒤로 빠져 있으면 같이 하자고 챙겨 주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사이좋게 지내는 학생들도 있지만, 때로는 학생들끼리 다투는 일도 생긴다. 그렇다고 해도 한 교사는 크게 개입하진 않는다. 학생들이 특수반 학생들만 특별 대우를 한다고 느끼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일부러 특수반이 아닌 친구들과도 친하게 지내려고 노력해요. ‘저’라는 공통 관심사가 생기면 학생들끼리 더 친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규록 교사가 찍은 특수반 학생들 폴라로이드 사진이 특수반 앞 게시판에 붙어 있다.
한규록 교사가 특수반 학생들과 방과후 요리 수업을 하고 있다. 사진=한규록

여러 시행착오 겪으며 어려움 극복

신규 교사다 보니 아직까지는 여러 고민이 많다. 장애 영역에 대해 많은 공부를 했으나 막상 현장에서 느끼는 바는 달랐다. 혹시나 학생을 잘못 가르칠까 고민이 많았으나 지역 내 특수교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다양한 조언을 받으며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경력이 많은 특수교사들이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해 주면, 그 이야기를 참고해 학생들을 대할 때 적용해 본다. 적용이 안 되면 다시 조언을 구하기도 하고, 다른 방법을 찾으며 발전해 나가고 있다.

“학생들이 공부가 하기 싫다고 할 때도 있어요. 그럴 때는 일단 앉혀서 공부를 시키는데, 평소보다 조금씩 빨리 끝내서 자신이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있어요. 그림 카드를 보고 국어를 공부하던 학생이 있었는데, 좋아하는 자음의 카드를 가져다주다 보니 어느새 ‘ㄱ’에서 ‘ㅁ’까지 완벽하게 말하는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한규록 교사는 아직까진 우여곡절이 많지만, 같은 교사들의 많은 도움으로 차츰 적응해 나가고 있다며 지면을 통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또한 특수반 학생들이 다양한 경험을 해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장애인체육대회, e-스포츠대회 등 다양한 대회에 학생들과 출전해 보고 싶다. “수상하진 못하더라도 다 경험이니까 쉬운 종목이나 할 수 있는 종목에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앞으로 특수반뿐만 아니라 다른 학생들에게 지금처럼 친구처럼 다가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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