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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생길 수 있는 손 질환 ‘방아쇠 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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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생길 수 있는 손 질환 ‘방아쇠 수지’
  • 홍성의료원 전능한 정형외과 과장
  • 승인 2023.05.28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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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 사람 몸에서 끊임없이 움직이는 부분이다. 50~60대가 되면 손가락을 움직이게 해 주는 힘줄들이 쉽게 붓기 시작한다. 실제로는 힘줄이 붓는 다기 보다 힘줄이 부드럽게 움직이도록 윤활액이 포함돼 있는 힘줄 집이 붓는다.

자면서 손을 쓰지 않는 동안 부어서 아침에 손이 잘 쥐어지고 않고, 그러다 움직이기 시작하면 부기가 빠지면서 다시 잘 쥐어진다. 사실 이런 현상은 젊은 연령에서도 손을 많이 쓰면 다음날 부어서 잘 쥐어지지 않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손가락을 구부렸다가 피려 할 때 부드럽게 펴지지 않고, 힘줄을 제자리에 있을 수 있게 해주는 얇은 막과 같은 구조물인 활차에 힘줄이 걸려 손가락이 펴지지 않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 증상의 진단명이 ‘방아쇠 손가락’이다.

3년 전 필자의 새끼손가락에 방아쇠 손가락 증상이 생겼다. 아침에 일어나 손을 쥐었다가 폈는데, 새끼손가락이 걸려서 펴지지 않았다. 처음 증상이 생긴 이후로 손을 무리해서 쓰지 않고 쉬었더니 며칠 후 증상이 사라졌던 경험이 있다. 그러나 이 단계에서 손을 쉬지 못해 같은 현상이 반복되다 보면 힘줄도 두꺼워지고 힘줄을 잡아주는 활차도 점점 두꺼워지게 된다. 손가락 바로 아래 손바닥이 아프고 손가락이 똑딱거리며 잘 안 펴지다가 나중에는 반대편 손으로 잡아 펴야 펴지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이보다 심해지면 손가락이 아예 구부러지지 않거나 펴지지 않게 되기도 한다.

아침에만 손가락이 걸리는 증상이 있을 때는 손을 쉬고 소염제를 먹는 것만으로도 나아지기를 기대할 수 있지만, 손가락이 계속 걸리기 시작할 때부터는 스테로이드 주사 치료를 하는 편이 낫다. 손가락 바로 아래 손바닥에 주사를 놓게 되는데 주사를 맞고 나면 3주 이내에 아픈 것이 사라지면서 손가락이 부드럽게 움직여진다. 이것으로 치료가 종결되는 경우도 있지만, 재발하는 경우는 대게 주사 치료 후 6개월째 다시 증상이 발생한다.

이 경우 스테로이드 주사를 한 번 더 맞아 볼 수 있다. 그러나 또 재발했을 때는 주사보다는 수술적 치료를 받는 편이 낫다. 수술은 손가락 바로 아래 손바닥을 1~2cm 정도 열고 두꺼워진 활차를 열어주는 것으로 수술 후 걸리는 증상은 바로 없어지고 손가락의 부기와 통증은 서서히 사라지게 된다. 만약 주사 치료만 여러 번 반복하게 되면 구부리는 힘줄의 상태가 나빠지면서 수술을 해도 증상의 호전이 어렵게 된다.

스테로이드 주사는 적절히 사용하면 좋은 약, 과하게 사용하면 나쁜 약이 되기 때문이다. 수술 후 손가락은 바로 사용할 수 있으나 수술 상처가 아물 때까지 14일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에 그 동안은 물이 들어가면 감염이 될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상처가 아문 초기에는 손바닥 살이 좀 더 두껍게 되기 때문에 수술상처 위치에 통증이 있을 수 있다. 평균 6개월 정도 걸려 손가락 붓기가 가라앉고 수술 상처도 부드러워지면서 다시 사용하기 편하게 된다.

당뇨나 류마티스 관절염을 진단받은 사람에서 잘 발생하는 병이지만, 이런 진단을 받은 적 없는 사람도 방아쇠 손가락이 생기는 경우가 아주 많아 누구나 생길 수 있는 흔한 병이라 할 수 있다. 치료의 시기를 놓치면 증상이 잘 호전되지 않아 주사 치료나 수술적 치료에 대한 두려움을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덧붙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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