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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거로운 모내기 없이 볍씨 뿌린다” 벼 직파 재배 호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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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거로운 모내기 없이 볍씨 뿌린다” 벼 직파 재배 호응
  • 이건주 기자
  • 승인 2023.05.28 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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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센터, 3개 농가서 시범사업 진행 중
노동력·시간 절감 장점…“물 대기 관건”
충남도 “8년 내 전체 면적 10% 규모로”
금마면 가산리 이용현 씨가 22일 건답 직파 재배 방법으로 벼 싹이 난 논을 보며 설명하고 있다.
금마면 가산리 이용현 씨가 22일 건답 직파 재배 방법으로 벼 싹이 난 논을 보며 설명하고 있다.

홍성군농업기술센터(이하 농기센터)가 보급한 벼 직파 재배 기술이 호응을 얻고 있다.

본격적인 모내기가 시작된 가운데 벼 직파 재배는 번거로운 모내기 과정이 생략되고 논에 직접 볍씨를 뿌리는 농법이다. 농기센터는 올해 3개 농가에서 벼 직파 재배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는 2개 농가에서 시범사업을 했다. 농기센터에 따르면 올해 10여 농가에서 15ha에 직파 재배를 하고 있다고 한다. 농기센터 유준재 작물환경팀장은 “농촌 고령화에 따른 생력화 기술”이라며 “자부담 30%가 있는 기술지원 사업이지만, 앞으로는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벼 직파 재배를 논농사에 적용한 금마면 가산리 이용현 씨는 “지난 4일 마른 논에 직파를 해 22일 현재 나락의 싹이 제법 크게 자랐다”라며 “모내기를 하면 못자리 상자와 상토, 인건비 등 소요 경비와 노동력이 만만치 않은데, 직파로 하면 경비도 적게 들고 힘도 덜 든다”고 밝혔다.

이 씨는 “작년 농사는 다들 풍작이 아니었는데, 다른 집 농사보다 무논 직파한 우리가 수확이 더 많았다”며 “작년과 올해 두 해만 봐서는 병충해에 강한 것을 확신할 수는 없지만, 소요 경비는 30% 이상 절감되고, 노동력 또한 많이 필요하지 않은 것이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는 직파로 가야 한다”며 “못자리보다 종자는 더 들어가도 못자리나 인건비 생각하면 앞으로는 직파로 갈 수밖에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지난해 무논 직파로 5200평 정도의 농사를 지은 홍북읍 이만근 씨는 “처음 하는 사람은 결정을 못 하고 망설일 수밖에 없는데, 2011년부터 직파 재배 경험에서 보면 혼자 해도 돼 인건비 절약이 많이 됐다”라며 “씨를 논에 뿌려 놓으니까 새가 쪼아 먹을 것을 걱정하는 사람도 있는데, 뿌린 씨앗 중 80%만 싹이 나도 수확량 차이는 나지 않고 힘은 안 들어 직파 장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인 모내기는 4월 중·하순부터 5월 중·하순까지 모판에 기른 모를 논에 옮겨 심는 ‘이앙’으로 벼농사가 시작된다. 모내기는 날씨와 지역, 벼 품종에 따라 차이가 난다. 홍성은 평균적으로 4월말부터 모내기를 하고 있다.

지역 농가에서는 일반적으로 5월 중순에 모내기를 가장 많이 하고 있다. 모내기를 하기 전에 농가에서는 모내기할 날짜를 결정해 못자리를 하는데, 못자리는 논 한쪽에 물을 대고 모판에 상토를 깔아 볍씨를 심고 키우는 물 못자리와 하우스 안에서 볍씨를 키우는 하우스 못자리가 있다. 이렇게 키워낸 벼는 물을 댄 논에 다시 옮겨 심게 되는데 이것을 ‘이앙’이라고 한다.

이런 전 과정을 생략한 것이 직파 재배법이다. 직파 재배법에는 무논·건답·드론 재배법이 있는데, 직파 재배법은 모판에 볍씨를 심어 키우는 과정이 생략된 것으로, 논에 볍씨를 바로 심는 방법이다. 이 같은 직파 재배는 못자리로 싹을 틔우는 과정이 생략 가능해 못자리 경비는 물론 못자리를 하면서 드는 노동력을 절감할 수 있다.

이용현 씨는 지난 4일 논에 물을 대지 않고 마른 논에 볍씨를 뿌렸다. 올해 3500평의 논에 건답 직파법을 적용했다. 4일 씨를 뿌리고 14일에는 볍씨 뿌린 논에 충분히 물을 댔다. 물을 댄 날에 다시 물을 빼고 2~3일 후에는 물을 충분히 다시 댔다. 지난해는 50마지기인 1만평에 무논 직파로 파종을 해 여느 해보다 더 많은 수확을 했다. 직파는 일반 모내기보다 보름 정도 늦게 파종하고 있다.

한편 직파 재배 종류인 무논 직파법은 일반적인 이앙법과 유사한 방법으로, 로터리를 친 다음에 논에 물을 대놓고 흙탕물이 가라앉을 때까지 2~3일을 그대로 둔다. 흙탕물이 가라앉으면 물을 빼고 손자국이 남을 정도로 논을 말려 볍씨를 뿌리는 방법이다. 건답은 마른 논에 종자를 뿌리는 방법이며, 드론 직파는 드론을 이용해 종자를 뿌리는 직파 방법이다. 군은 시범사업을 하면서 핵심 투입 기술로 정밀 균평, 균일 파종, 종자 코팅, 제초 관리에 중점을 두고 시행하고 있다. 직파 재배는 일반적인 모내기보다 조금 늦게 파종한다. 직파 재배에서 중요한 조건은 논에 물 대기가 편해야 하는 수리·관정 여건이 좋아야 한다고 농가들은 조언했다.

한편 충남도는 노동력과 경영비를 최대 85%까지 절감할 수 있는 벼 직파재배를 2030년까지 1만3000㏊, 도내 전체 벼 재배 면적의 10% 규모로 늘리겠다고 지난달 26일 밝혔다. 이를 통해 농가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만성적인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농업 현장에 대한 구조 개선을 통해 쌀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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