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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복구, 주민이 중심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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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복구, 주민이 중심이어야 한다
  • 홍성신문
  • 승인 2023.05.01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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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면 산불 피해 복구와 관련한 간담회가 지난달 26일 서부면행정복지센터에서 열렸다. 특히 이 자리에서 산불로 고통을 받고 있는 주민들이 복구 방향에 대한 의견을 모아 정부에 건의문을 전달했다고 한다.

피해 주민과 지역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 위해 참석한 산림청과 충남도, 간담회를 마련한 주최 측에 박수를 보낸다. 더불어 주민의 의견을 듣는 것에서 나아가 실제 복구에 적용되는 실천력의 담보를 주문하고자 한다.

서부면 29개 마을 이장, 부녀회장, 주민자치위원, 각 사회단체 회원 등이 ‘홍성산불 서부면민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세 차례의 회의를 거쳐 건의문을 채택했다고 한다. 이들은 건의문에서 ‘타버린 서부면의 복구와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실행에 옮기기 위함’이라고 대책위의 목적을 밝혔다. 피해와 고통에 좌절하지 않고 주민 스스로 복구를 위해 딛고 일어남에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대책위가 제시한 복구 방향은 크게 200여 만 평의 편백나무 숲 조성, 신재생에너지 단지 구축, 천수만 경관을 활용한 ‘천수만정원’ 조성, 산과 바다를 활용한 ‘육해공’ 스포츠단지 조성 등이다. 주민들의 건의 내용은 어림잡아도 수천억 원을 넘는 예산이 수반되는 사업이다. 그대로 다 적용할 수 있는 일도 당연히 아니다. 전문가의 판단을 비롯한 다각적인 검토와 분석, 예산 편성 등이 고려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방향성이다. 복구 방향을 세우고 실행하는 모든 과정에 대책위 등 주민의 참여가 보장되어야 한다. 홍성군과 주민이 머리를 맞대 지역민과 지역의 미래에 맞춤한 복구 방향을 마련해 보면 좋겠다. 이 방향과 방안이 충남도는 물론 산림청 등 정부로 이어져 실행되는, 밑으로 부터의 ‘거버넌스’ 모범을 만들어보자. 대책위원회도 보다 많은 주민의 참여와 아이디어가 모아질 수 있도록 더 노력하기 바란다.

1337㏊가 타버린 대형 산불은 홍성 유사 이래 최대의 피해를 안겼다.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서부면과 서부 주민의 몫으로 남겨졌다. 발생한지 한 달이 넘도록 집에 돌아가지 못한 채 찬 바닥을 전전하는 주민들이 있다. 서부 산불의 복구 방향이 주민에 의해 결정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새로 조성되는 산림을 지키고 향유할 주민과 지역의 입장이 포함돼야 함도 당연하다.

서부 산불 피해 주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위로와 기부는 그들 스스로 피해 복구의 방향을 가늠하도록 보장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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