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쌀쌀한 날씨에 비까지 내리는 일요일에 한 무리의 사람들이 비를 맞으면서 족구를 하고 있다. 대부분 날씨에 어울리지 않는 차림이다. 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족구를 즐기는 사람들은 모두 족구협회 소속 회원이다. 이날은 족구협회의 시무식이 열린 날이기도 하다.
비바람 속 족구경기
전날부터 계속 내린 비로 족구 경기가 열릴지 반신반의 했지만 예정대로 경기가 열리는 것을 보고 사실 어이가 없었다. 족구장이 외진 곳에 있어 한참을 헤멘 끝에야 족구장을 찾을 수 있었다. 족구장 한 켠에 있는 컨테이너 박스 앞에 천막을 치고 한 무리의 남녀들이 따뜻한 국물로 몸을 녹이고 있었다.
이날 협회 시무식과 족구경기를 위해 족구협회 회원 4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홍성군족구협회의 회원은 모두 230명 정도로 홍성군에 존재하는 14개의 족구클럽에 나뉘어 활동하고 있다. 모두 식사를 마친 후 옷을 갈아입고 족구경기를 시작했다. 밖에는 여전히 찬바람과 비가 내리고 있었다.
남녀노소 다양한 회원
족구협회 회원은 연령대가 다양하다. 20대 청년에서부터 70대까지 다양한 회원들이 소속되어 있다. 족구를 하고 싶은 사람들은 누구나 홍주종합경기장에 위치한 족구장을 찾으면 남, 녀 성별에 관계없이 회원이 될 수 있다. 여성들도 뽑는 이유는 아직까지는 남성팀만 있지만 올해 안으로 여성족구협회도 발족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여성회원들도 늘려 족구의 생활체육화를 활발하게 추진할 계획이다. 홍성군족구협회는 매주 화요일, 목요일 오전 7시에는 항상 족구경기를 한다. 그리고 한 달에 한번 마지막 주의 일요일에는 클럽전을 진행한다. 12월까지 성적을 종합해 우승팀을 뽑는다.
충남 8강 수준 강팀
자체 클럽전 외에 충남권 대회에도 모두 참가한다. 충남권 대회는 승단제로 진행되는데 홍성군 클럽들은 3부 리그정도에 속해 있다. 인근의 예산족구클럽들과는 교류전을 열기도 한다. 얼핏 보면 성적이 안 나오는 것 같지만 14개 클럽별로 따로 참가하기 때문에 3부 리그에 머무르는 것이다.
큰 대회에는 선수를 선발해 홍성한우라는 이름을 걸고 나간다. 홍성한우팀은 지난해 도지사배에서는 준우승을 거머쥐기도 했다. 대체로 충남권에서 8강 안에 항상 들어가는 강팀 중 하나다.
열악한 환경 개선 필요
사실 족구협회 회원들이 비를 맞으면서도 경기를 하는 것은 지붕이 있는 경기장이 없기 때문이다. 바로 옆의 테니스장에서 비를 맞지 않고 테니스를 즐기는 사람들과 대조적인 그림이다.
최종천 족구협회장의 최대 관심사도 족구장 개선이다. 최 회장은 홍성군과 홍성군 체육회에 족구장 이전과 돔 설치를 계속 요청하고 있다. 1년여 남은 임기 내에 꼭하고 싶은 일이다. 최 회장은 “족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좋아지면 더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게 노력하겠다”는 말도 빼먹지 않았다.
이날 시무식에는 예산족구협회 회원들도 참석했는데 예산군의 경우 이미 족구팀을 위한 돔구장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예산군족구협회 회원들도 열악한 홍성군 족구장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산족구협회의 한 회원은 “생활체육인이 마음 편하게 계절과 날씨에 영향 없이 운동하려면 돔구장이 꼭 필요하다. 홍성군에서도 신경을 써 주시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