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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은 나를 강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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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은 나를 강하게 했다
  • 김영찬 기자
  • 승인 2023.03.20 0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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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우석 태양산업조명 대표

부천시 수도로 139번길 16번지에 있는 태양산업조명. ‘썬아이’, ‘트라이썬’ 상표로 완전방수등, 캠핑랜턴, 산업용 방수등 등 조명분야 전문기업이다. 양우석 대표가 이곳에 사옥을 세우기까지 10년을 넘는 동안 그가 흘린 피와 땀과 눈물이  곳이기도 하다.

양우석 태양산업조명 대표가 조명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모두 태양산업조명의 특허 제품 들이다.
양우석 태양산업조명 대표가 조명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모두 태양산업조명의 특허 제품 들이다.

연이어 찾아 온 실패

양 대표는 홍북면(현 홍북읍) 내덕리 출신이다. 홍성을 떠나 처음 일했던 곳은 서울시 면목동의 한 전기회사다. 이곳에서 12년 간 근무하면서 금형에 대해 배웠다. 이후 삼성계열사에서 전기, 전자 부문에서 일하다 마지막으로 일신전기에서 제품개발과 생산개발을 맡았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1993년 자기만의 사업을 시작했다.

직접 사출금형 공장을 설립하고 바이오필터, 제약회사용 공기청정기를 개발했다. 큰 꿈에 부풀어 시작한 사업이지만 이것은 양 대표 고난의 시작이었다. 사업이 자리 잡나 싶었는데 IMF 사태가 터졌다. 양 대표의 회사도 이때 위기를 넘지 못하고 부도를 맞았다. 이에도 굴하지 않고 몇 번이나 일어섰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빚도 많이 생겨나 채권업자들에게 쫒기는 게 일상이었다.

당시 양 대표는 퇴근하고 생맥주에 치킨을 먹는 사람들이 제일 부러웠다. ‘나한테도 저런 날이 다시 올까’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너무 어려운 시간여서인지 양 대표는 당시 고생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다.

꺾이지 않는 의지

양 대표는 이에 굴하지 않았다. 어차피 이게 안 되면 죽을 수밖에 없다고 마음먹었다. 재기하기 위해 찾은 것이 조명사업이다. 당시 한국은 값싼 중국산 램프를 들여와 인버터를 붙이는 정도 수준이었다. 이런 시장에서 가격으로는 중국산과 경쟁할 수 없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완전방수 조명이다. 그때는 공사현장 등에서 방수라는 개념이 없었다.

습기와 누전으로 인한 화재발생 같은 문제를 생각하면 완전방수 조명이라면 시장에 통할 거라 생각했다. 물론 세상에 없는 제품을 만들어야 했기에 쉬운 일은 아니었다. 완전방수가 되는 조명은 전 세계를 찾아봐도 없었다. 양 대표는 이때부터 완전방수 제품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무려 16년 동안 5번이나 실패했다. 주변에서 되지도 않는 것을 하는 정신병자라고 비난도 받았다. 하지만, 이런 비난을 견디며 국내 최초로 IP68(방수 최고 등급) 조명을 기어이 개발했다.

태양산업조명의 특허 제품들. 양우석 대표가 16년 간 피와 땀을 흘리며 개발한 것들이다.
태양산업조명의 특허 제품들. 양우석 대표가 16년 간 피와 땀을 흘리며 개발한 것들이다.

세월호 구조작업에서 첫 선

양 대표의 조명이 세상에 첫 선을 보인 것은 2014년 세월호 사건 때다. 잠수부들이 수중에서 조명을 쓸 수 없어 시야확보를 할 수 없었다. 잠수부 중 한 명은 사고로 숨지기 까지 했다. 양 대표는 저기에 우리 제품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 바로 제품을 들고 팽목항을 찾았다. 처음엔 장사꾼이라 생각해 현장에서 막혔지만 사정을 듣고 양 대표의 전등은 곧바로 현장에 투입했다.

이때부터 사업이 풀리기 시작했다. 국방부에서 K2전차에 들어가는 랜턴을 납품하게 됐다. 작업환경이 나쁜 조선소나 폐수처리장 등 일반조명을 쓸 수 없는 곳에서 양 대표의 제품을 쓰기 시작했다. 하지만 양 대표는 여기서 안주하지 않았다. 볼트로 조이지 않아 완전방수가 적용되어 결로가 않 생기는 지중등, 최소대기전류 소모로 조명을 1~2년간 쓰지 않고 보관해도 배터리가 90% 이상 남아 있는 기술 등 다양한 자체특허 기술을 개발했다.

양우석 대표는 지금도 여전히 열정적으로 일하고 있다. 시련의 시기는 지나갔지만 양 대표의 싸움은 현재진행형이다.
양우석 대표는 지금도 여전히 열정적으로 일하고 있다. 시련의 시기는 지나갔지만 양 대표의 싸움은 현재진행형이다.

도전은 현재진행형

양 대표는 신제품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새로운 아이디어도 폭넓게 수용한다. 양 대표는 지금도 머리맡에 메모지를 두고 잔다. 꿈에서라도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바로 메모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하나둘 쌓인 아이디어들은 태양산업조명의 신제품으로 나온다. 최근엔 이물질과 암모니아가 유입되지 않는 돈사용 특허 조명을 개발해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양 대표가 걸은 10년의 가시밭길은 이전보다 편한 길이 됐다.

하지만 이대로 편안하게 산책을 즐길 마음은 눈곱만큼도 없다. 양 대표에게 도전은 여전히 진행 중이고 그가 가진 불굴의 의지도 그대로 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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