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15:36 (목)
“밭이 학교였고, 호미가 연필이었다”
상태바
“밭이 학교였고, 호미가 연필이었다”
  • 신혜지 기자
  • 승인 2023.02.27 08: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초등학력인정 문해교육 졸업식
홍성읍 동구마을 주민 5명 졸업
홍성읍 동구마을 주민 5명이 지난 20일 문해교육 졸업식을 가졌다.
졸업생들과 이희자(왼쪽 세 번째) 강사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졸업생들과 이희자(왼쪽 세 번째) 강사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제7회 초등학력인정 문해교육 졸업식이 지난 20일 홍성군평생학습센터에서 열렸다. 졸업식의 주인공은 홍성읍 구룡리 동구마을에 살고 있는 김상연(88), 김정자(80), 이일희(83), 이정윤(87), 이필(80) 씨다.

졸업생들은 이날 이용록 군수로부터 학력인정서, 졸업장과 함께 학사모를 쓰고 찍은 졸업 사진을 전달 받았다. 이와 함께 김상연 씨는 충남교육감 표창을, 김정자, 이일희, 이정윤, 이필 씨는 홍성군수 표창을 수여 받았다.

이일희 씨는 “먹고 살기도 힘든 배고픈 세상에 태어나 평생 남편, 자녀들 뒷바라지에 뼈가 부서지게 살았다. 학교 문턱엔 가 보지도 못하고, 밤낮없이 밭에서 논에서 해질 때까지, 시장 바닥에서 노점 장사를 하며 80년 넘은 세월을 살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에게는 밭이 학교였고, 호미가 연필이었고, 돌맹이가 숫자였다. 코로나 위기를 딛고 여기까지 올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고, 3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초등학교 졸업장을 받게 되니 너무나 기쁘다”고 심정을 말했다.

3년 동안 문해교실 학생들을 지도한 이희자 씨는 “배움에 대한 여러분의 열정은 언제나 저에게 감동과 기쁨을 줬다. 함께한 긴 시간 저도 잊지 않고 간직하겠다. 배움의 꿈을 이룬 학생 여러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졸업생들을 축하하기 위해 가족·지인을 비롯해 이용록 홍성군수, 이종화 도의원, 라대경 홍성읍장, 내포성인학교 최광묵 교장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졸업생들은 그동안의 활동 영상을 보며 지난날을 되새김질하고, 새출발을 응원하는 가족들의 영상 메시지를 보며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졸업생 대표로 이일희 씨가 졸업 소감을 말하고 있다.
이용록 군수가 졸업생들에게 졸업장을 전달하고 있다.
졸업생들 작품.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