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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사랑 담긴 붕어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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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사랑 담긴 붕어빵
  • 김영찬 기자
  • 승인 2023.03.12 0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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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황금찹쌀잉어빵
김 대표는 이 자세로 하루 10시간 쉬지 않고 일한다.
김옥자 대표는 이 자세로 하루 10시간 쉬지 않고 일한다.

겨울철 별미로 한때 인기가 있었던 붕어빵은 요즘은 좀처럼 찾기 어려워졌다. 하지만 홍성읍에는 겨울철이 되면 어김없이 붕어빵을 파는 곳이 있다. 홍성읍 하나로 마트에서 홍성여고 쪽으로 가다 보면 김옥자 대표가 운영하는 ‘황금찹쌀잉어빵’이라고 써진 포장마차를 만날 수 있다.

김 대표가 붕어빵 장사를 처음 시작한 것은 9년 전의 일이다. 남편이 우연히 집에서 붕어빵을 만들어 먹는다고 기계를 구해왔는데 이걸로 장사를 하면 가계에 보탬이 될까 싶어 시작했다.

처음에는 근처의 포장마차에서 시작했는데 생각한 것보다 장사가 잘 됐다. 그래서 아예 지금 가게 자리를 얻어서 장사를 계속하고 있다. 황금붕어빵에서 팔고 있는 붕어빵은 단팥과 슈크림 두 종류다. 처음 장사를 시작할 때 붕어빵 3개에 1000원을 받았는데 물가가 계속 올라 지금은 2개에 1000원으로 가격을 올렸다. 하지만 불평하는 손님은 없다. 다른 곳에서는 3개에 2000원인데 오히려 싸다는 손님들이 많다.

진열대에 쌓인 완성된 붕어빵. 굽기가 무섭게 바로 팔린다.jpg
진열대에 쌓인 완성된 붕어빵. 굽기가 무섭게 바로 팔린다.jpg

외지에서도 찾는 맛집

붕어빵은 한철 장사다. 기온이 올라가면 안 팔리기 때문에 1년 중 6개월만 운영한다. 보통 추석 쯤 시작해서 이듬해 3월까지만 가게를 연다. 붕어빵을 사러 오는 사람들은 다양하다. 맛있다고 소문이나 내포에서 아이 손을 잡고 오는 엄마들도 있고 붕어빵을 사려고 청양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가게 한편에는 쓰지 않는 여벌의 붕어빵 기계가 따로 있다. 평상시에는 사용하지 않지만 너무 바쁠 땐 남편이 와서 일을 돕는다. 그래도 붕어빵이 구워지는 시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빈 손으로 가는 손님도 있어 미안한 경우도 있다. 그래서 미리 예약전화를 하는 손님들도 많다.

아들 위해 굽는 붕어빵

김 대표는 붕어빵을 굽기 시작하면 하루 종일 앉지도 못한다. 붕어빵을 쉬지 않고 구워야 주문을 따라가기 때문이다. 많을 때는 800개 넘게 만들기도 한다. 안 힘든 일이 있을까 싶지만 붕어빵을 만드는 것은 꽤나 힘든 일이다. 하루 종일 서서 붕어빵 기계를 돌리느라 다리도 아프고 손목도 좋지 않다. 김 대표는 “노는 것보다는 낫지 않냐”고 에둘러 말했지만 사실 붕어빵을 파는 이유는 따로 있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늦둥이 아들에게 용돈이라도 더 쥐어주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물론 언제까지 계속할 지는 김 대표도 알 수 없다. 마음 같아서는 계속하고 싶지만 나이를 생각하면 언제까지 몸이 따라 줄지 걱정이기도 하다.

붕어빵 기계가 한 바퀴 돌면 붕어빵이 다 구워진 것이다.jpg
붕어빵 기계가 한 바퀴 돌면 붕어빵이 다 구워진 것이다.jpg

정겨움 맛본다

붕어빵을 사먹었던 게 언제 인지 기억도 안 났다. 언제 또 먹을 수 있을까 싶어 가게를 나오면서 5000원 어치 붕어빵을 샀다. 김 대표는 종이봉투에 붕어빵을 한가득 담아서 줬다. 쌀쌀한 날씨였지만 따뜻한 붕어빵의 온기에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것 같았다. 손님들도 이런 정겨운 맛을 느끼기 위해 이곳을 계속 찾는 건 아닐까? 한기까지 녹이는 달콤한 붕어빵을 맛보고 싶은 분들은 ‘황금찹쌀잉어빵’을 찾아보자. 김 대표의 가게는 보통 10시에 열어 9시쯤 문을 닫는다. 주문 예약 문의는 010-8814-0446으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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