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들은 조그마한 사업 하나를 놓고도 서로 자신이 했다고 홍보한다. 그러다 보니 군의원과 도의원들은 서로에 대한 보이지 않는 불만과 신경전을 벌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군수와 국회의원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해 말 홍성군은 ‘민선8기 이용록호 세일즈 적극 행정 통하다’라는 보도자료를 냈다.
내용은 이용록 군수가 적극적인 세일즈 행정으로 2023년 자체 사업 국비 2124억원을 확보해 역대 최고의 성과를 달성했다는 것이다. 이 보도자료가 언론에 보도되자 홍문표 의원 측은 발끈하고 나섰다, ‘국비 확보는 군수 혼자의 힘만으로 되는 게 아니라 국회의원의 공이 큰데도 마치 군수 혼자 한 것처럼 홍보하는 것은 몹시 유감스럽다’라는 것.
보도자료뿐 아니라 지난 5일 홍성문화원 주최로 열린 신년하례회에서도 이용록 군수는 인사말을 통해 “중앙부처 공모사업에서도 102건의 공모사업에 선정돼 422억원의 사업비를 확보하는 등 여러 분야에서 우리 군이 한층 더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한 해였다. 이 모든 것은 군민 여러분과 이 자리에 계신 기관 단체장들이 계셨기 때문에 가능했다”라고 말하며 홍문표 의원의 이름은 의도적인지, 아니면 모르고 그런지는 모르나 언급하지 않았다.
군수에 이어 마이크를 잡은 홍문표 의원은 “지금 정부는 30% 감축 시스템을 작동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적을 올린 군에 대해서 군수님을 비롯한 우리 군 행정기관 여러분들에게도 감사를 드린다”라고 말해 불편한 심기를 역으로 말하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홍문표 의원의 보좌관이나 측근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군에서 국비를 확보하기 위해 원내대표나 정책위의장 등의 만남은 홍문표 의원실에서 대부분을 주선하는 등 함께했는데 모든 공은 혼자 독차지하는 것 같아 속이 상하다는 것이다.
홍문표 의원 측에서 이렇듯 불만을 나타낼 만도 한 것은 군에서 보도자료를 내면서 첨부한 사진이 이용록 군수가 대통령실 앞에서 찍은 독사진,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의 사진, 성일종 정책위의장과의 사진, 문화재청장 등과 찍은 사진을 제공하면서 정작 홍문표 의원과 찍은 사진은 한 장도 첨부하지 않았다,
그리고 신년하례회에 참석한 기관·단체장들이 앉은 탁자 위에 문제의 보도자료 사진 중 주호영 원내대표와 찍은 사진만이 있었으니 그것을 한 시간 넘게 바라봐야 하는 홍문표 의원 처지에서는 심기가 불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린이 놀이터에 있는 시소는 절대 혼자 높이 올라갈 수 없다, 상대가 먼저 올려줘야 본인도 올라갈 수 있다. 이런 이치를 어린이도 알고 있다. 하물며 이 지역의 최고 정치 지도자들이 형님 먼저, 아우 먼저 하면서 올려 주면 좀 아름답지 않을까? 아쉬운 신년하례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