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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을 위해 흘리는 눈물, 뜨거운 눈물 한 방울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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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을 위해 흘리는 눈물, 뜨거운 눈물 한 방울이 필요하다
  • 이경현
  • 승인 2023.01.02 08: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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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신년사

2020년 3월 17일 홍성에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지 2년도 안 되는 2021년 12월 31일 누적 확진자 수가 1만8743명을 기록하면서 군민 5명 중 1명이 확진됐다. 그리고 지난달 28일 기준 코로나 확진자는 5만5036명으로 인구 2명 당 1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렇게 코로나19로 힘겹게 3년 이상을 버텨오던 군민들은 설상가상으로 사룟값과 농자재 및 건축자재 그리고 이것저것 오르지 않는 물건이 없다 보니 지역경제는 음산함마저 감돌고 있다. IMF 때보다도 더 살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이것이 지역경제의 현실이라면 KDI가 발표한 올해 우리나라 경제 전망을 보면 희망이 있는지 의문이다. 글로벌 고금리, 고물가, 저성장 환경 아래에서 소비·수출 둔화와 투자 위축, 민간 소비는 소비심리 악화 지속과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가계의 실질 구매력 약화, 설비투자는 소비 증가세 둔화로 인한 재고자산 증가, 금리상승에 따른 투자비용 증가로 신규투자가 위축된다는 둥 온갖 안 좋은 전망뿐이다.

그러나 힘든 것 견뎌내기는 우리나라 국민만큼 잘 견디고 극복하는 민족이 없지 않은가? 지난 500년간 가장 불행했던 시기는 1580년에서 1640년 사이를 살았던 사람들이라고 한다. 이들은 10대에 임진왜란, 40대에 정묘호란, 50대에 병자호란을 겪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 다음은 조선이 망하기 직전인 19세기 후반일 것이다.

중국과 일본이 조선이란 나라를 도륙했다. 동학혁명 때 우리 농민들의 시체는 계곡과 들판을 하얗게 덮였고, 개천은 여러 날 핏물이 흘렀다. 또 일제 36년간은 어땠는가? 어디 이뿐이랴. 우리 민족의 수난사는 동족상잔의 6·25전쟁을 치르며 절정의 시기를 맞고도 한강의 기적을 이루며 굳건히 이겨낸 민족이 아닌가?

외세 침략자들과 맞서 싸우고 동족끼리 총칼을 들이대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희망을 버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임진왜란, 정유재란에서도 볼 수 있듯이 왕이 백성을 버리고 도주할 때도 백성들이 일어나 외세 침략자들과 맞서 싸우며 견뎌냈다. 일제 침략기에도 민간이 주도한 독립운동이었다. IMF시기에는 우리가 자진해서 국가의 빚을 갚기 위해 금 모으기 운동을 펼치며 극복했다. 희망은 국가가 가져다주지 않았다. 우리 민족은 수많은 재앙에도 불구하고 희망의 끊을 놓지 않고 서로 의지하고 도우며 살아남을 수 있었다.

최근 5년간(2017~2021년) 통계청 사회조사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충청권 4개 시·도 지역민의 기부 경험은 꾸준히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충청권 지역민들의 평균 기부 경험은 2017년 27.3%에서 지난해 23.4%까지 추락했다. 지난해 ‘기부 경험이 없다’라고 응답한 지역민들은 기부 미 참여 이유로 ‘경제적 여유 및 관심 없음’을 가장 많이 꼽았다. 삶이 점차 팍팍해지면서 주변 이웃에 관한 관심을 쏟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 조상들의 위기극복 정신을 점차 잃어가는 요즘이다.

혼돈의 시대에 새로운 어젠다를 제시해 온 이 이어령 교수는 작고하기 직전 인터뷰에서 ‘눈물 한 방울’이 절실하다고 했다. 이 교수는 “우리는 피 흘린 혁명도 경험해 봤고, 땀 흘려 경제도 부흥해 봤어요. 딱 하나 아직 경험해 보지 못한 것이 눈물, 즉 박애 정신이다.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모르는 타인을 위해서 흘리는 눈물, 우리에겐 어느 때보다 뜨거운 눈물 한 방울”이 필요하다고 했다.

국가 위기 시 국민이 나서서 외세에 저항하는 역사를 반복적으로 가지며 극복한 민족은 지구상에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것은 이타적인 성향을 지닌 민족이기 때문에 위기를 극복했다는 것이다. IMF때 보다도 더 어려울것 이라는 2023년 올해는 남을 위해 흘리는 눈물 즉 박애정신과 이타심이 절실하다, 이것은 희망이다. 어려울 때 일수록 희망을 잃지 않고 서로 도우며 위기를 극복하는 홍성군민이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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