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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117> “어린 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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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117> “어린 냥”
  • 홍성문화원 조남민 사무국장
  • 승인 2023.01.02 0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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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 저짝 마을이 출렁다리 맹글었다는디, 혼자서는 미서워서 못갈거 같구, 같이 가볼테여?

-저니: 그러세, 대신 중간이서 미섭다고 눈물 콧물 짜매 업어 달라고 어린 냥 허기 웁기다?

<어린 냥>은 ‘어린아이인 양’이란 뜻으로, 어린애 같은 말이나 행동을 할 때 이를 놀리는 말이다. ‘양(냥)’은 어떤 모양을 하고 있거나 의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어린아이 같은 모양을 띠고 있는 상황을 일컫는다. 어른들이 어른스럽지 못하고 아이처럼 행동할 때를 나무라는 때에 주로 쓰이며, 일정 부분 놀림의 의도도 포함되어 있다.

조그만 추위에도 애들처럼 벌벌 떤다거나, 높은 곳을 무서워하며 호들갑을 떠는 경우, 참을성 없이 예의를 못 갖추는 경우에도 사용된다. 예전 시골에서는 중학생쯤 된 아이가 초등학생처럼 구는 경우에 부모님이나 할머니로부터 자주 듣던 말이기도 하다.(에~ 어리다. 언제까지 어린 냥 헐테냐).

우리동네에서 어른은 ‘으른’, 어르신은 ‘으르신’이라고 하는 반면, 어린아이는 ‘어른내’라고 한다.(이보다 더 줄어든 형태인 ‘언내’라고 하는 분들도 있다). 어른내가 모이면 ‘애덜’이 되고 애덜이 자라서 ‘으른’이 되는데, 어른과 어른내는 완전히 다르므로 잘 구별해야 한다.

‘어린 냥’은 어리광과는 결이 다르고, ‘어리지 않은 사람이 어린아이인 것처럼’의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기독교에서 자주 쓰는 어린 ’양(羊’)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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