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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상품권, 신뢰에 기반한 성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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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상품권, 신뢰에 기반한 성장이 필요하다
  • 홍성신문
  • 승인 2022.12.26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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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을 시작한 지 만 3년 된 ‘홍성사랑 상품권’이 지역경제에 효자 노릇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성군 경제과는 지난 21일 2023년 소상공인 지원사업 계획을 언론에 브리핑했다.

이날 발표 자료에 따르면 홍성군은 2020년 220억, 2021년 401억, 올해 506억 등 모두 1128억원 어치의 상품권을 발행했다.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인 510억원 어치를 발행한다는 계획이다. 군내 3282개의 가맹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도 눈길을 끈다. 설문에 응한 46%의 가맹점이 홍성사랑상품권으로 인해 매출이 늘었다고 답했다고 한다. 47%는 고객수가 증가했다고 답했다. 조사의 신뢰도를 떠나 지역경제에 순작용을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코로나가 국·내외 경제를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그 의미가 더 크다.

수치도 이를 뒷받침 한다. 지난 12일을 기준으로 고객이 사용한 상품권을 가맹점이 돈으로 바꿔간 비율인 환전율이 3년 동안 발행한 총금액의 73% 수준인 것으로 발표됐다. 800억원이 넘는 돈이 실제 홍성 지역경제에 쓰였다는 얘기다. 상품권 판매가 시작되는 날이면 금융기관 앞에 서는 긴 구매 행렬도 그 효과를 가늠하게 한다.

반면 곱지 않은 목소리도 나온다. 부정유통에 대한 의혹이다. 의혹은 주로 판매대행점인 금융기관의 판매 절차에 대한 문제 제기로 집중된다. 판매 대행점이 알음알음, 정상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상품권을 판매한다는 주장이다. 상품권이 실제 사용가치보다 5~10% 할인된 금액으로 판매되고, 발행액이 제한돼 있어 원하는 만큼 누구나 살 수 있는 게 아니니 생기는 문제로 보인다.

물론 확인된 사실은 아니다. 그러나 관련한 문제제기가 계속되고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의혹이 옥의 티 이상으로 번지지 않기 위해서는 발행자인 홍성군이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화폐는 신뢰를 전제로 한다. “수시로 모니터링 하고 있다”, “신고 접수센터를 운영한다”는 말로 해결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아궁이 자체를 없애야 연기가 날 가능성이 사라진다. 현행 체계를 점검해 부정이 끼어 들 수 없는 꼼꼼한 절차를 마련하기 바란다. 의심과 의혹은 가능성에서 시작된다.

차제에 유통기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주문한다. 홍성사람 상품권은 종이와 모바일 상품권 모두 5년이다. 5년이 지나면 가치가 사라진다는 얘기다. 3년 동안 발행된 상품권의 29% 정도가 아직 사용되지 않았다. 첫 발행된 2020년 발행권의 유통기한이 끝나는 2026년에 큰 혼란이 우려되는 이유다. 이럴 바에는 환전된 상품권을 다시 사용하거나 유통기한을 늘리는 방안 등 현실적인 대책을 세우는 게 낫다. 현행 운영 조례로도 홍성군수가 유통기한을 변경할 수 있도록 열어 놓고 있다.

비용의 측면에서도 필요한 일이다. 홍성사랑 상품권의 발행과 유통에는 할인금액의 보전과 금융기관의 판매, 환전 수수료 외에도 시스템사용, 인쇄, 폐기 등에 막대한 예산이 들어간다. 내년에도 33억원이나 되는 혈세가 투입된다. 더욱이 내년에는 정부 예산이 반토막 나 군비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불어 내년 3월 출범하는 홍성·예산·충남도가 함께 참여하는 지방자치단체조합에서 홍성, 예산 상품권의 호환 사용에 대해 적극적으로 협의하길 바란다. 공동 경제·생활권의 화폐 사용을 지도상의 행정구역 선으로 구별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계속되어서는 안 된다. 주민,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기 바란다. 아예 예산, 홍성 상품권을 공동 발행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홍예공원’도 있는데 ‘예홍사랑 상품권’은 왜 안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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