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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 해안가 자전거도로 활용 위한 ‘공유자전거 대여소’ 운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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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 해안가 자전거도로 활용 위한 ‘공유자전거 대여소’ 운영을
  • 강상규 수의사
  • 승인 2022.11.28 0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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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가 인생에게 말하다 13
서부 해안가 자전거도로 곳곳은 자전거 타기 불편할 정도로 훼손돼 있다.
자전거도로 곳곳이 훼손돼 있다. 자전거를 타다가 자칫 펑크 등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자전거가 인생에게 말하다’를 이번에 기고하고 나면 다음 번 딱 한 번만 남게 되었습니다. 예고 드리자면, 다음 번 마지막 글에는 자전거 여행의 정수를 담아보려고 합니다. 섬진강 자전거 여행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사실 코스 자체도 너무 좋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무언가를 말씀드려볼 생각입니다.

마지막 글에 앞서 오늘은 지난번 광천 자전거길에 대한 고찰에 이어, 홍성의 서부 해안 자전거길에 대한 문제와 개선 방안에 대한 저의 생각을 말씀드려볼까 합니다. 문제점에 대한 이야기는 이전에 언급 드린 적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활용 방안에 대한 내용에 비중을 두려합니다.

일단 현재 자전거도로 실태를 확인해 보기 위해 몇 주 전 동네 동생들과 직접 자전거를 타고 해안가 자전거길을 달려봤습니다. 지난 수년간 여러 번 서부 자전거길을 이용했지만 정말이지 전반적으로 유지보수관리가 안 된다는 생각을 늘 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신리에서 남당항 초입으로 들어가는 길에 도로포장이 새롭게 되면서 말끔해진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서는 전체 자전거도로가 어디 한곳 제대로 유지·보수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를 않았습니다.

애시 당초 자전거도로를 만들 때에는 취지가 참 좋았겠지만 이렇게 유지·보수가 전혀 되지 않는다면 수십억에 달하는 혈세를 들여 만든 노력이 너무나 아깝지 않습니까? 앞서 예고 한대로 지면 관계상 문제점 지적은 딱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이제부터는 밝고 희망적인 해결 방안에 대한 저의 생각을 풀어놓도록 하겠습니다.

유지·보수가 전혀 안 되는 서부 해안가 자전거길

서부 남당리~궁리 해안 자전거길 편도 6km를 제 임의로 ‘서부해안15리길’이라고 이름 붙여 보겠습니다. 자전거도로 상태만 훌륭하게 유지된다면 자신의 차에 자전거를 싣고 와서 남당항 또는 반대쪽 궁리항 주차장에 차를 놓고 본인 자전거를 내려서 타고 서부해안15리길(6km)를 라이딩할 수 있겠지요.

자전거 타는 시간만 생각해보면 왕복해서 돌아오는데 평균속도 10~15km 기준 잡아 약 1시간정도면 충분할 것입니다. 아름다운 서부해안의 풍경과 바람을 온몸으로 느끼며 중간 중간에 쉼터에서 쉬기도 하고, 또한 궁리항, 어사어항, 남당항에 있는 많은 식당들에서 제철 해산물도 사먹을 수 있고, 바다가 보이는 감성만점 카페들에서 커피 한잔의 낭만도 누려 볼 수 있겠지요.

지금처럼 자전거도로 사정이 좋지 않더라도 저 같은 자전거 덕후들은 ‘그래도 자전거도로가 있는 게 어디냐’ 자족하며 누리고 있는 즐거움들이랍니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은 자전거도로가 좀 더 안전하고 매끄럽게 관리되어진다면 더 많은 여행객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친환경적인’ 자전거 안장 위에 오르지 않을까요?

자신의 자전거를 직접 가져오지 않더라고 서부해안15리길을 자전거로 즐길 수 있는 여행아이템이 있다면 이 또한 더욱 좋겠지요? 이렇게 말씀드리면 도시의 공공자전거를 떠올리시는 분들이 많을 테고 아마 군청의 담당자들도 공공자전거에 대한 것들은 어느 정도 이야기되어 있을 거라 예상을 하긴 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보다는 좀더 ‘의미 있는’ 공유 자전거를 제안해보고 싶습니다. 한 예로, 슬로우시티로 지정돼 있는 전북 신안군 증도에는 섬을 여행할 수 있는 자전거를 무료로 대여해주고 있습니다.

자전거들이 모두 파란색으로 예쁘게 칠해져 있어서 새 자전거들 같지만 알고 보면 이 자전거들은 모두 모양이 각기 다른 재생자전거들입니다. 자전거 마크가 회사로고인 유명 의류회사 빈O의 사회공헌 프로젝트 일환으로 도시의 버려진 자전거들을 수거해 재생시켜 신안군과 협의 하에 증도에 기부를 해서 여행객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한 것이지요.

이는 충주 탄금호에도 운영되고 있다고 합니다. 또 다른 곳은 서울시의 버려진 자전거들을 수거해 리사이클링 또는 업사이클링해서 자전거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두바퀴희망자전거'라는 사회적기업이 있습니다. 더욱이 이 모든 기술적이 일들을 서울시 노숙인들의 재활을 돕기 위해 그들에게 기술을 가르쳐주고, 직접 그 기술로 자전거들을 되살린다는데 저는 큰 감동을 받았었답니다.

만약에 우리 홍성군이 그러한 곳과 협업을 해서 재생된 자전거에 홍성의 색깔을 예쁘게 입히고 의미있는 메시지를 담아낸다면, 그 자전거를 타고 서부해안15리길을 달리는 여행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과 뿌듯함까지 선물하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홍성의 이미지 또한 좋게 기억될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됩니다..

남당항과 궁리항에 자전거 대여소 마련

자, 공유자전거만 구비해 놓으면 안 되겠지요. 자전거를 누가 수리하고 관리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이겠지요.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홍성읍내만 하더라도 예전엔 자전거수리점이 여러 군데 있었어요. 이제는 자전거를 인터넷으로 구매하는 경우도 많다보니 경영난으로 문을 닫게 된 자전거포들이 꽤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은퇴하신 자전거포 사장님들 중에서도 아직 정정하신 분들이 꽤 있으시지요. 그런 고급인력이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의 기본적인 자전거 정비(닦고, 조이고, 펑크를 수리하는 정도의 기본정비)는 자전거 애호가라면 약간의 배움과 훈련으로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구요. 하여 저의 제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서부해안15리길의 양끝인 남당항과 궁리항의 빈 점포를 임대하거나, 군유지가 있다면 그곳에 컨테이너 등의 비교적 단순한 구조물의 공유자전거 대여소를 구비한다. 둘째, 두 대여소에 자전거 수리 기술이 있는 은퇴 자전거기술자 1~2명을 군에서 고용한다. 인근지역의 어르신들 중에 자전거 수리에 재능과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기술교육의 기회를 드린다. 이분들이 자전거대여소에서 소정의 보수를 받으며 지역발전을 위해 봉사하실 수 있는 기회를 드린다.

셋째, 자전거 대여는 무료로 하되 원활한 반환을 위해 보증금을 소액 받는다거나 또는 소액의 유료로 대여해준다. 대여한 자전거는 남당항 또는 궁리항 대여소 어느 곳에 반납해도 상관없는 것으로 운영한다. 넷째, 자전거도로 유지·관리를 위한 모니터링도 자전거 대여를 하는 여행객들에게 맡긴다. 예를 들어 자전거도로를 이용하는 동안에 자신이 발견하거나 겪은 자전거도로의 문제점들을 체크해서 대여소 또는 서부해안15리길 홈페이지나 카톡 등에 신고하면 보상으로 서부 해안가 일대에 있는 카페에서 사용할 수 있는 커피교환권 등을 보상으로 주면 그것 때문이라도 적극적으로 자전거를 대여해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모든 걸 다 운영한다 해도 터무니없이 많은 예산이 필요하진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예산을 들인 만큼 그 이상의 관광객 유치와 더불어 환경과 지역주민까지 생각하는 홍성의 고급스런 이미지까지 은근히 자랑할 수 있게 될 것이니까요. 수십억 혈세를 들여 지금처럼 방치시키고 있는 서부 자전거길을 생각한다면 이제라도 더더욱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전거가 인생에게 말합니다. ‘이미 늦었다고 생각할 때라도 하지 않으면 진짜 늦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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