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15:36 (목)
<우리동네 생활사투리-111> “누룽개”
상태바
<우리동네 생활사투리-111> “누룽개”
  • 홍성문화원 조남민 사무국장
  • 승인 2022.11.21 08: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니: 요즘 애들은 너무나 무식헌거 같어. 한자를 물르는 애들이 사방천지네. 자네도 그렇지?

-저니: 어허...이사람이...내가 천자문 한번 읊어봄세. 하늘천 따지 가마솥에 누룽개 박박 긁어서...

<누룽개>는 ‘누룽지’를 말한다. 쌀을 안쳐 밥을 하는 과정에서 솥 밑바닥에 눌어붙어 검게 변한 밥을 누룽지라고 한다. 화력을 집중한다고 해서 곧바로 누룽지가 생겨나지는 않는다. 그냥 시커멓게 탈 뿐이다. 고소하고 보기 좋은 빛깔의 누룽지는 알맞은 열기로 솥단지에 열을 가한 후, 적당한 뜸을 들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간식이 귀하던 시절에는 누룽지가 그 역할을 대신하였지만, 한편으론 빈곤의 상징으로 여겨져 아직까지도 누룽지를 멀리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지만 지금은 밥보다 비싼 세상이 되었고 누룽지 기능이 있는 밥솥이 더 고가의 제품으로 분류된다. 방앗간에서도 직접 누룽지를 생산해서 쌀보다 비싸게 파는 곳도 있다. 누룽지는 식사대용으로 손색이 없으며 간편식과 영양식으로 인해 외부활동시에 많이 찾는 귀한 존재가 되었다.

모가 벼가 되고, 벼가 쌀이 되고, 쌀이 밥이 되는 과정을 거쳐 최후에 남게 되는 것이 바로 누룽지다. 그래서 누룽지는 나중에 먹을 때 가장 맛이 좋다. 고깃집에서 입가심 후식으로 ‘누룽개’가 많이 선택되는 것도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