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니: 저기 뻐쓰오네, 어여 인나세, 아이 과이 과이! 죽겄네, 가을되니 오째 기운이 더 빠져.
-저니: 허라는 일은 안허구 허구헌 날 술마시구 놀러만 댕기니께 샥신이 아픈거여. 안 그려?
<아이 과이 과이>는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를 연달아서 내뱉는 소리다. ‘아이고’는 아프거나 힘들거나 놀라거나 원통하거나 기막힐 때, 또는 절망, 좌절, 탄식 등의 상황에서 나오는 일반적인 감탄사인데 이것을 붙여서 쓰는 것이 우리 동네의 재밌는 어휘 습관이다.
낮은 소리로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하면서 뒷 말을 길게 늘이면 곡(哭)하는 소리가 되지만, 이것을 빠르고 강하게 말하면 ‘힘들다’는 뜻이 된다. 즉, 지금 내가 힘들다는 것을 직접 알려줄 수 있는 매우 적절하고 손쉬운 표현이다.
자세히 들어보면 ‘아이 과이 과이’처럼 뒷 말의 ‘고’를 생략하고 쓰는 어르신들이 많고, 반복되는 ‘아이고’의 횟수가 많을수록 더 힘들거나 더 엄살인 경우도 있다. 신체의 일부가 아플때는 아이고를 한 번만 쓰는데 비해(아이고 허리야, 아이고 다리야) 세 번 정도 반복하게 되면 거의 종합적으로 아프다는 뜻도 포함된다.
이 말은 버스승강장이나 시장에서 앉았다 일어나는 어르신들의 입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데, 배우려고 애쓰지 않아도 나이 들면 저절로 따라하게 되는 희한한 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