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에 삼겹살, 파전에 막걸리 등 술과 요리의 궁합이 있듯, 날씨와 음식의 궁합도 있다. 대표적으로 비가 오면 전 요리나 국수 요리, 즉 밀가루 음식을 먹는 경우가 많다.
일단 비가 내리면 외출하기가 불편한 경우가 많다. 코로나19 때도 경험했듯이 집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즐거운 일은 먹는 것이다. 하지만 비가 오는 날보다 안 오는 날이 더 많으니 평소에 안 먹던 음식을 찾게 되고, 집에서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재료로 음식을 만들다 보니 밀가루 음식이 많다. 잔치국수, 비빔국수, 수제비, 칼국수 등은 이럴 때 별미로 먹는 대표적 음식이다.
비가 오면 무기력해지거나 기분이 가라앉는 경우가 있다. 이러면 일의 속도나 욕구가 매사에 저하될 수 있으며 일조량이 적으니 게으름을 피우고 싶고, 습도가 올라가서 꿉꿉하거나 기분이 유쾌하지 않은 일이 생긴다. 이럴 때 본능적으로 자신이 필요로 하는 영양소를 찾게 되는데, 밀가루의 주성분인 단백질은 아미노산과 비타민B가 풍부해 주의력과 기억력을 향상시키고 생기를 불러일으킨다. 특히 빵 같은 경우 아침에 먹으면서 하루 시작을 하기도 하고 포만감은 기분좋은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밀가루 음식과 잘 어울리는 술이 있으니, 그것은 막걸리이다. 막걸리는 쌀로 밥을 지어 낸 후 누룩을 이용해 발효시켜 만든 곡물주다. 이러한 발효주인 막걸리는 다른 술들에 비해 유산균이 몇 백배나 높은 것이 특징이다. 보통 막걸리 한 병에 700억 마리 이상의 유산균이 있으며 이는 일반 요구르트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막걸리의 이러한 특징은 밀가루를 소화시키는 데 탁월한 작용을 하며 시큼한 맛의 산도는 기름진 전류의 느끼한 맛을 씻어주는 찰떡궁합의 역할을 하게 된다. 즉, 막걸리는 높은 칼로리의 전 종류 음식을 소화시키는데 탁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맥주나 소주보다 밀가루 음식에 더 잘 어울린다. 한의학에서도 밀가루는 몸에서 열이 나고, 답답한 사람이 먹으면 그 증상을 줄이고 갈증을 해소하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