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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포 악취, 말이 아닌 실천으로 해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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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포 악취, 말이 아닌 실천으로 해결된다
  • 홍성신문
  • 승인 2022.09.17 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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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역과 내포신도시를 연결하는 첨단산업단지 진입도로를 따라 출퇴근하는 차량운전자들이 홍북읍 소재지와 만나는 사거리 지점에 이르러 꼭 하는 일이 있다. 차 안으로 공기가 들어오지 않도록 버튼을 누르는 것이다. 흐린 날 깜박했다가는 코를 찌르는 악취가 차 안에 가득 차게 된다. 더위를 달래기 위해 문을 열어 놓고 자다 낭패를 당하기도 한다. 새벽녘 구토를 동반하는 악취의 기습에 혼비백산한다. 이는 어느 먼 미래의 소설 속 얘기가 아니다. 현재 홍성군 홍북읍 내포신도시의 실제 상황이다.

내포신도시의 악취와 관련한 피해는 홍성 커뮤니티 카페의 단골메뉴로 다시 등장했다고 한다. 현재까지 4개월 동안 홍성군에 공식적으로 접수된 민원만 7건이나 된다. “맑은 공기 대신 아침이면 불어오는 축사 악취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는 내포신도시 주민의 호소를 흘려듣지 말아야 한다.

내포신도시 주민을 포함한 홍북읍민들은 열병합발전소의 건설을 중단시키면서까지 싸워 고형폐기물연료(SRF)를 천연가스 연료로 바꿔냈다. 갈산면 오두리에 들어설 예정이던 산업폐기물 처리장도 주민들의 반대로 백기를 들었다. 3500여 갈산면민과 군민, 시민사회단체 등이 하나 돼 일궈냈다. 금마면 와야마을에서는 폐축사를 다시 운영하려던 계획이 인근 주민들의 반대로 법정까지 가 무산됐다.

이들 사례 모두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피해에 적극적으로 대처한 결과물이다. 그런데 현존하는 피해에는 왜이래 너그러운 지 모를 일이다. 머리가 아프고 구토가 쏠리는 악취는 ‘공해’이고 환경오염이다. 사적재산과 먹을거리가 연관된 복잡한 문제인 점도 분명하나 해소되어야 할 대상인 것도 자명하다.

내포신도시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아파트 값 때문에 쉬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 어불성설이다. 이 문제가 해결돼야 궁극적인 부동산 가치에도 더 좋을 것이다. 행정과 정치에 기대를 거는 것도 희망적이 않다. 지나간 10년이 이를 증명하다. 주민 스스로 적극적으로 공론화하고, 실천력을 키우는 수밖에 없다. 우리 밥그릇 우리가 챙겨야 한다는 얘기이다.

정치인도 입에 바린 정치적 수사는 그만하기 바란다. 사조농산이 축산악취의 주원인인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조속한 해결을 위해 방안을 물색해야 할 때고, 적절한 합의점이 필요한 것도 다 안다. 문제는 실천이다. 주민들의 요구는 작아도 좋으니 제발 눈에 보이는 뭔가를 하라는 것이다. 악취 해결하겠다고 약속해서 당선된 거 아닌가.

홍성군도 ‘그래도 민원이 많이 줄었다’는 유체이탈 화법은 지양하기 바란다. 측정하기도 힘든 냄새를 쫓아다니는 어려움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좋아졌다 자평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지금도 고통을 호소하는 주민에게 어떻게 들릴지를 생각해야 한다.

이용록 군수는 지방선거 과정에서 악취문제 해소를 위한 축산분뇨처리시설 확대, 내포신도시 악취다발 축사이전 등 정주여건 개선, 축산악취 저감을 위한 축산시설 현대화 등을 공약했다. 내년부터 집중적으로 추진한다고 한다. 시작에 앞서 내포신도시 주민을 포함한 군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액션플랜(실천계획)을 제시하기 바란다. 과거의 공약(空約)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오배근 더불어민주당 홍성군수 후보는 “올해 안에 사조농산을 철거하겠다”고 했다. ‘오배근’은 되고 ‘이용록’은 안될 이유가 무엇인가? 주민을 위한 것이라면 당이 다르고 정적이라해도 협력함이 마땅하다. 오배근 전 후보도 더불어민주당 홍성·예산 지역위원장으로 정치인의 길을 계속 가고 있다. 마다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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