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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103> “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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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103> “연태”
  • 조남민 홍성문화원 사무국장
  • 승인 2022.09.24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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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문화원 조남민 사무국장

-이니: 날도 어둑헌디 저녁 먹으러 가세. 점심버텀 굶었더니 배가 등짝에 붙은 거 같어.

-저니: 연태 뭐허다 인제 밥 먹는다구 유난 떤다니. 이 사람아, 함바집 끝난지가 둬시간 됐어.

<연태>는 ‘여태, 여지껏, 지금까지, 아직까지’라는 뜻이다. 이 말은 ‘어떤 행동이나 일이 이미 이루어져야 함에도 그렇게 되지 않았음을 불만스럽게 나타낼 때’ 쓰인다. 또는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나 행동이 현재까지 계속되어 오는 것을 표현할 때’도 쓴다. 그렇기에 ‘연태’ 뒤에는 대개 부정적인 말이나 지청구, 핀잔을 주는 말들이 따라온다.

이 말을 발음할 때는 길게 늘여서 해야 말맛이 난다. 즉, 나무라는 상황이 심각할수록 ‘연’과 ‘태’의 사이를 길게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만약 이 말을 빨리 붙인다면, 고량주로 유명한 중국의 ‘연태(烟台, 옌타이: 중국 산동성에 있는 도시)’를 떠올릴 수도 있다.

이와 비슷한 사투리로는 ‘여적’이 있다. ‘여지껏’이 줄어든 형태인데 이 말은 되도록 빠르게 발음하는 것이 보통이다. 연태와 여적을 섞어 쓰는 경우도 있지만 우리 동네에서는 ‘연태’를 쓰는 어르신들이 좀 더 많은 듯하고 어떤 어르신은 ‘연대’라고 유연하게 발음하기도 한다. 핀잔의 뜻으로 사용되는 ‘연태’ 뒤에는 ‘뭐하다가’가 자연스럽게 붙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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