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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성신문
  • 승인 2022.09.17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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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대응, 주민참여가 중요한 이유

공익법률센터 ‘농본’ 하승수 대표

올해 우리나라는 그나마 폭염, 폭우 같은 이상기후가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었다. 다른 나라들은 훨씬 더 심각한 상황을 겪고 있다. 유럽은 50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다. 미국의 경우, 서부는 심각한 가뭄을 겪고 있는데, 동부는 홍수가 나는 등 종잡을 수 없는 이상기후가 나타나고 있다. 중국 쓰촨성도 극심한 가뭄으로 농민들이 피해를 입고 있고, 물이 부족해서 수력발전이 안 되는 바람에 전력난까지 겪고 있다. 파키스탄은 폭우로 인해 국토의 3분의 1이 침수된 상황이다.

그야말로 기후위기를 넘어선 기후재난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그리고 이런 이상기후는 앞으로 더 심각해질 것이다. 지구의 온실가스 농도는 계속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치는 기후위기에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그렇고, 대한민국도 그렇다. 국제적인 회의와 협상을 통해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려는 노력은 사실상 실패했다.

1997년 교토기후협약, 2015년 파리기후협약을 체결했지만, 산업혁명 이전에 300ppm 아래이던 지구의 평균 이산화탄소 농도는 그 사이에 400ppm을 넘어서서 420ppm에 육박하고 있다. 강제성이 약한 국제협약으로는 기후재난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

대한민국의 경우에도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어 왔다. 1990년 2억9210만 톤(이산화탄소 환산 기준)에서 2021년 6억7960만톤으로 증가했다.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8년보다는 감소했지만, 2020년 6억4860만톤보다는 늘어난 수치이다. 이런 식으로는 날로 가속화되는 기후위기를 막을 방법이 없다. 뒤늦게 국가차원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ㆍ녹색성장기본법’을 제정했지만, 이 법률 역시 실효성이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지금 상황이라면, 다른 무엇보다 온실가스 감축을 최우선순위에 두고 정책을 펴야 하지만, 국제정치나 국내정치는 여전히 주된 관심을 다른 데 두고 있다. 당장 눈앞의 이익, 당장 눈앞의 선거에 연연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이상 ‘누군가가 문제를 해결해 주겠지’라는 기대는 접는 것이 좋다. 그래야 내가 할 수 있는 일들, 우리 지역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을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상황은 비관적이지만,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한 그루 사과나무를 심는다’는 생각으로 포기하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렇게 보면 지역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보인다. 우선 주민들이 기후위기가 낳을 문제들의 심각성에 대해 정확하게 아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청소년들은 자신의 미래에 부딪힐 일들에 대해 ‘알 권리’가 있다. 그것을 위해서는 기후위기에 대한 교육과 토론이 모든 학교에서, 모든 마을에서 진행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기후위기를 조금이라도 완화시키고, 그것이 낳을 문제에 대한 우리의 대처능력을 조금이라도 키우기 위해 할 수 있는 실천들을 해 나가면 좋겠다. 우리 지역부터 에너지는 어떻게 하고, 농업과 먹거리는 어떻게 하고, 폐기물은 어떻게 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방법을 찾아 나가야 한다.

물론 관련된 조례도 필요하고, 예산도 필요하다. 행정이 할 역할도 있다. 그러나 조례든, 예산이든 주민들이 스스로 각성하고 참여하지 않으면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 그동안의 경험이다. 결국 주체는 주민일 수밖에 없다.

 

민쌤이 들려주는 생태환경교육 ⑧
‘채식’이라는 말보다 ‘식물식’이라는 말을 써 보자!

고기를 먹지 않은 주변 사람들을 만나면 채식하니? 채식주의자니? 고기 안 먹고 어떻게 사니? 라는 말들을 하곤 한다. 쌀도 먹고 과일도 먹고 고구마, 초코, 과자 등 다양하게 먹는데 고기가 없으며 밥을 잘 먹으려고 하지 않는 아이들에게는 ‘채식’은 맛없는 풀이라는 생각이 우선 앞서는 것 같다.

채식(菜食)이란? 나물류 식사, ‘사전적 의미는 채소나 과일 따위의 식물성 음식물을 위주로 먹음’으로 나온다. 즉 채소를 확장하여 식물성 음식물을 포함하고 있으나 아이들이나 보통 사람들은 시금치, 상추, 배추 등 풀 만을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식물성 음식물’, ‘식물성 식사’이라는 이름으로 ‘식물식’이라는 말을 사용해 보는 것이 더 포괄적이고 아이들에게 식물성 음식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더 심어줄 것으로 본다.

‘식물식’이란? 아직은 사전으로 등재되지는 않았지만 건강이나 기후위기에 관심이 있는 전문가들과 일반인들 사이에는 이미 많이 쓰고 있다. 제 나름대로 ‘식물식’이라는 낱말을 정리해 보면 ‘쌀, 밀, 콩과 같은 곡류와 채소, 과일, 해초, 버섯류 등 식물성으로 만든 음식’으로 정의해 본다.

환경과생명을지키는 홍성교사모임 대표 민양식

 

홍성시민 기후행동 챌린지⑦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활동가 신나영

고기 1kg을 먹으면 어떻게 될까?

어렸을 적 추석이나 설 같은 큰 명절이면 할머니께서 동네에서 잡은 소로 소고기국을 끓여주시고 갈비찜을 쪄 주셨다. 이제 고기는 명절에나 먹는 귀한 음식이 아니다. 급식에선 매일 고기반찬을 먹고, 친구를 만나거나 가족들과 외식을 할 때도 고기를 먹는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한 해 동안 고기를 얼마나 먹을까? 돼지, 닭, 소고기를 다 합쳐 1인당 63kg(OECD data, 2021년)을 먹고 있다. 하지만 1년 동안 먹는 쌀의 양은 60kg에 미치지 못하니 지금 우리는 밥보다 고기를 더 많이 먹고 있다.

소고기 1kg을 먹으면 어떻게 될까? 한 사람이 석달 동안 씻고, 먹고, 세탁을 할 수 있는 물이 사라진다. 사료로 먹인 9kg의 옥수수와 콩이 없어지고, 그 사료를 먹이기 위해 지구 반대편 브라질, 아르헨티나에서는 숲을 불태워 콩 경작지를 만든다. 대규모 경작지에 화학비료를 살포할 때마다 이산화탄소보다 300배나 온실효과가 큰 온실가스가 지구를 데운다. 숲을 태우고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수확한 옥수수와 콩은 배에 실려 지구 반 바퀴를 돌아 우리나라에 와서 가축의 사료가 된다. 이는 기아로 고생하는 약 7억의 사람들이 배 불리 먹고도 남을 양이다.

소고기 1kg을 만들기 위해 쓰이는 석유를 다 합치면 약 8.4L가 되는데 이는 연비 좋은 자동차로 홍성에서 서울까지 갈 수 있다. 고기를 만드는 전 과정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전 세계 배출량의 14.5%(FAO)를 차지한다. 미국과 유럽의 심각한 가뭄, 파키스탄의 홍수, 호주의 산불,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다음 주는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해 세계적으로 진행되는 기후정의 행동 주간이다. 오는 24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리는 기후정의 행진에 동참하는 ‘기후열차’가 홍성에서도 출발할 예정이다. 더 이상 지구를 혹사시키지 않고 더 많은 인류의 생존을 위해서 지금 당장 육식 위주의 식습관을 돌아보고 내 몸과 지구를 살리는 채식을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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