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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102> “짚토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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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102> “짚토매”
  • 홍성문화원 조남민 사무국장
  • 승인 2022.09.17 02: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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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 오디 짚토매 점 남는디 웂을라나? 오양깐 트매기가 훵해서 그것점 가릴라고 그러는디.

-저니: 자네 논 짚토매는 워쩌구 넘이꺼 찾으러 댕겨? 우리 헛간이 가서 소한티 달라구 그랴.

<짚토매>는 짚단을 쌓아 올린 더미를 말하는 것으로 표준어는 ‘짚가리’다. 우리 동네에서 태어나 농사일을 조금이라도 해 본 사람이라면 도저히 모를 수가 없는 단어다. 짚토매를 짚가리라고 한다면 오히려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벼가 노랗게 익어 고개를 숙이면 벼를 베어 이삭을 수확(탈곡)하는데, 이때 남은 줄기를 ‘짚’이라고 한다. 낱낱의 짚을 ‘지푸라기’, 지푸라기를 모아서 적당한 크기로 묶어 놓은 짚단을 ‘짚토매’라고 부른다. 이 짚은 여러모로 쓸모가 있어 아주 오래전부터 다양하게 활용됐다.

몇 가닥씩 묶어 새끼를 꼬는 것은 기본이었고, 가마니도 짜고, 지붕도 엮고, 흙벽돌을 만드는 데 넣어 단열도 하고, 곡식이나 과일의 완충재, 보온재 역할을 하고, 심지어 겨울날 언덕에서 비료포대 눈썰매를 탈 때도 그 속에 짚을 넣어 쿠션으로 활용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여전히, 짚이 소의 먹이로 쓰인다는 것이다. 추수가 끝난 논 여기저기에 공룡알처럼 흩어져 있는 흰 덩어리를 ‘곤포 사일리지’라고 부르는데, 짚을 기계로 말아올려 발효시킨 후 사료로 쓰기 위해 비닐로 저장해 놓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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