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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여행하기에 이상적인 빼뽀(홍양저수지) 라이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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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여행하기에 이상적인 빼뽀(홍양저수지) 라이딩
  • 강상규 수의사
  • 승인 2022.09.17 02: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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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가 인생에게 말하다 11
홍양저수지에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 내포신도시에서 가볍게 자전거 여행하기에도 아주 이상적인 코스이다.
홍양저수지에 만들어진 데크. 자전거를 타거나 걷는 사람들이 많다. 

어린 시절에 동네친구들과 낚싯대 한 개씩 각자 자전거 짐받이에 묶어 달고 읍내를 떠나 빼뽀(홍양저수지)까지 가서 낚시를 하곤 했던 추억이 있습니다. 솔직히 낚시는 명분이었을뿐 자전거를 타고서 동네 밖으로 떠나는 게 신났었고, 낚싯대를 아무렇게나 드리워 놓고 야산에 올라가 친구들과 도토리 줍는 것도 참 재미있었지요.

그때에는 예산통 도로가 그다지 위험하다거나 차가 많다거나 하진 않았던 것 같아요. 그 당시 도로사정이 실제로 어땠는지는 확인할 길은 없지만 겁 없는 10대였던 저와 친구들에게는 홍성읍을 벗어나 빼뽀로 들어가는 길은 나름 안전하면서도 작은 모험심도 느낄 수 있는 멋진 자전거여행길이 되어주곤 했다는 사실은 확실합니다.

근데 어른이 된 지금 차들이 다니는 예산통 도로를 따라 자전거를 타고 달리자니 차들 때문에 여간 신경이 예민해지는 게 아니더라구요. 남부순환도로가 생기면서 차량의 교통은 빠르고 수훨해졌겠지만 자전거를 타고서 복잡한 교차로 통행을 하기에는 아주 위험하더란 말이지요.

고향으로 돌아와 자전거를 타고 홍성의 곳곳을 다녀봐야지 하는 생각을 하고 가장 먼저 가 보고 싶었던 곳이 어릴적 친구들과 자전거를 타고 갔던, 추억 많은 빼뽀였기 때문에 조금 더 안전하게(왜냐하면 저 혼자서가 아니라 아내와 아이들 그리고 이웃들과 함께 하고 싶었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하게) 자전거를 타고 갈 수 있는 길이 있어야만 했습니다.

지금의 빼뽀는 둘레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서 도보로 한시간정도면 한 바퀴를 돌아볼 수가 있습니다. 초입에 주차장도 잘 마련되어 있어서 차를 타고 와서 주차를 해놓고 여유롭게 산책하는 주민들도 꽤 있는 것 같아요. 물론 낚시하는 분들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많구요.

차를 타고 가서 산책을 하는 것도 좋지만, 읍내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서 한 바퀴 바람 쐬며 돌고 오는 것도 정말 좋은 장소임에 틀림없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가더라도 한 두 시간 정도면 왕복으로 빼뽀 자전거 산책이 가능하니까요. 위에서 언급한대로 홍성읍내에서 빼뽀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은 예산 방면으로 가는 큰 도로로 가다가 금마 장성리로 우회전해서 들어가는 길이지요.

애시당초 도로 확장 공사를 할 때부터 자전거를 위한 배려의 갓길이 마련되었더라면 좋았겠지만 그렇지 못했기에 자전거로는 살짝 우회해서 가는 코스로 가는 게 좋겠습니다. 저는 보통 빼뽀를 갈 때면 홍주의사총에서 뚝방길을 타고 달려 폐차장을 지나 하수종말처리장 방면으로 가다가 얼마 전 새로 만들어진 다리를 건너서 논길을 조금만 따라가면 예산통 도로 밑 굴다리를 관통해 지나갈 수가 있습니다.

이 굴다리를 지나면 바로 장성리의 논들이 나옵니다. 논길을 쭉 따라 달려가면 장성리 마을을 지나 곧 빼뽀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빼뽀에 도착해서는 이제 유유자적 둘레길을 달리며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풍광을 만끽하며 곳곳에 있는 벤치나 팔각정에서 쉼도 가질 수 있지요. 그렇게 홍성읍내에서 출발해 빼뽀 한 바퀴 자전거로 달리고 돌아오는 거리는 길게 잡아야 15km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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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인 박쌤과 함께 홍양저수지에서 2인용 자전거를 탔다.
홍양저수지에서는 멋진 일몰을 볼 수 있는 장소가 곳곳에 있다. 

자전거를 좀 타는 분들에게는 정말 가벼운 거리겠구요, 빼뽀 라이딩을 한번이라도 다녀온 분에게는 뭐 이렇게 구구절절 코스 설명 할 필요까지 있을까 싶을 수도 있겠지요. 그렇지만 이제 막 ‘자전거, 나도 한번 타 볼까?’하는 요즘말로 자린이(자전거 초보자)들에게는 쉽지 않은 도전일 수 있을 겁니다.

제 주변엔 아직도 자전거를 타고 5km 가는 것도 무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제가 그동안 국토종주, 제주도일주 등 자린이 분들에게는 너무나 멀게 느껴질 수도 있는 이야기들을 참 많이 했더라구요. 빼뽀 라이딩 정도로 가볍게 모험을 성취하는 뿌듯함을 느껴보시고 나면, 그다음에는 구항 국밥 라이딩, 서부 해안 라이딩 등등 조금 더 멀리 떠나보실 수도 있을 겁니다. 물론 그와 더불어 자전거출퇴근도 시작해 보실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도 하게 되는 거구요.

홍성읍내에서 자전거를 타고서 멀리 갈 수 있는 첫걸음격의 빼뽀 라이딩에 대한 글을 쓰다 보니 상징적으로라도 비교적 안전하게 빼뽀에 자전거를 타고 갈 수 있는 코스를 홍성군에서 지정하고 관리해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주 긴 거리도 아니고 복잡할 것도 없는 코스이므로 큰 예산을 들이지 않아도 충분히 자전거 가이드라인을 길 위에 만들어 줄 수 있을 거 같거든요.

그렇게 시험 삼아 빼뽀 라이딩 코스를 만들고 이용자들의 모니터링을 피드백 받으며 보완해 나가다보면 그냥 탁상행정으로는 예상할 수 없는 실제적인 결과물들을 얻어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게 작은 자전거코스 하나가 만들어지면 그다음엔 관내 또 다른 코스를 만들어 볼 수 있구요. 담당공무원들에게만 모든 걸 맡기기 보다는 실제 자전거 타는 사람들과의 상호소통을 해서 실제 정책에 반영하려고 노력해 보는 게 중요하겠구요.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홍성읍~광천읍 간의 자전거도로를 보고서 실망을 했기 때문입니다. 나름 담당자 분들이 고민을 하셨겠지만 말이지요. 음, 다음 번 글에는 홍성~광천 자전거길을 제가 한번 다시 달려 보고 실제적인 문제점이 무엇인지, 그리고 해결방안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하는 제 개인 소견을 공유해보는 것도 좋겠네요. 물론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모두 제 마음과 똑같지는 않겠지만 말이죠. 하나의 의견으로라도 지면을 통해 기록으로 남겨 건의해보고 싶어집니다.

홍양저수지에서의 자전거 여행. 홍동을 오가는 자전거 여행을 할 때 홍양저수지를 중간 경유지로 하면 더욱 낭만있는 자전거 여행을 할 수 있다. 

빼뽀는 내포신도시에서 가볍게 자전거 여행하기에도 아주 이상적인 코스랍니다. 제가 전에 말씀드렸던 내포~홍성 출퇴근 코스를 참고해서 홍성으로 오시다가 하수종말처리장 근방에서 다리를 건너 빼뽀로 향하면 되거든요. 저희 가족도 그리고 자전거를 좋아하는 이웃 가족들도 그렇게 주말 빼뽀 라이딩으로 행복한 여가를 보내곤 한답니다. 또한 빼뽀는 장성리뿐만 아닌 구룡리, 홍동의 신기리, 용흥리를 통해서도 들어갈 수가 있습니다. 홍동을 오가는 자전거여행을 할 때도 빼뽀를 중간 경유지로 하면 더욱 낭만 있는 여행을 하실 수 있답니다.

굳이 차타고 멀리 가지 않더라도 우리 지역 내에서 재미있는 자전거여행을 할 수 있음을 말씀드려보고 싶었습니다. 이번엔 그중 가장 매력적이기도 하고 접근성 최고의 코스중 하나인 빼뽀 라이딩을 소개해 드려봤습니다. 어떠신가요, 이번 주말엔 가볍게 빼뽀라이딩? 자전거가 인생에게 말합니다.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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