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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101> “투드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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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101> “투드려”
  • 홍성문화원 조남민 사무국장
  • 승인 2022.09.13 0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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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 자네, 품앗이라구 일을 너머 대충 허는거 아녀? 잘 점 투드려봐. 더 쎄게.

-저니: 내가 콩 타작만 오십년을 했네 이 사람아. 벌써 진작에 다 털렸어. 콩대 들쎠봐.

<투드려>는 ‘두드리다’의 뜻으로 쓰이는 말이다. 소리가 나도록 잇따라 치거나 때려 타격을 주는 것을 ‘두드린다’라고 하고, 이보다 더 세게 치거나 때리는 것은 ‘두들긴다’라고 한다. 그러나 이보다 더 ‘쎈’ 표현이 있으니 바로 ‘투드린다’이다. 이 말은 사전에 없는 말이지만 우리 지역에서는 흔히 쓰인다.

사람을 향하여 ‘두드린다’라고 하면 가볍게 토닥거리는 것으로 여겨지는데, ‘두들긴다’라고 하면 때리거나 맞는 상태가 어느 정도 중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런데 ‘투드린다’라고 하면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폭행이 이루어지는 것을 말한다. ‘투드려 팼다’를 다른 말로 ‘줘 팼다’라고도 하며 앞에 ‘작신’, ‘아주 삭(확)’ 등이 붙으면 더욱 심각한 정도가 된다. 발음이 안 좋은 일부 어르신들은 ‘투드려’를 ‘후드려’라고도 한다.

그러나 양반의 고을 충남, 그중의 중심 홍성에서는 사람에 대해 이런 무지막지한 표현은 잘 사용하지 않는다. 다만 농사일과 관련해서 이 말이 쓰이는데, 주로 가을철 타작마당의 도리깨질 풍경에서 자주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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