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15:36 (목)
친화도시, 실천으로 완성된다
상태바
친화도시, 실천으로 완성된다
  • 홍성신문
  • 승인 2022.09.04 15: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홍성군이 올해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로 인증돼 아동권리 전담부서도 새로 만들고, 관련 조례도 제정하는 등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여성친화도시 지정에 이은 성과로 건강한 지역도시로의 발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아동친화도시는 국제연합(UN)의 보조기구인 국제연합아동기구(유니세프)가 전 세계 지방정부와 추진하는 사업이다. 제2차 유엔인간정주회의에서 ‘도시가 모두에게 살기 좋은 곳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결의하고 아동의 안녕이야말로 건강한 도시, 민주적 사회, 굿 거버넌스의 평가지표라고 선언했다. 우리나라에서는 113개 지방자치단체가 아동친화도시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중 76개 도시가 인증됐다. 홍성군도 지난 6월 전국에서 75번째로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받았다.

많은 준비와 노력으로 일궈낸 아동친화도시 인증이 모두가 살기 좋은 건강한 도시를 만드는데 기여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아동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과 변화의 추진이다.

홍성군은 ‘기업하기 좋은 홍성’을 자랑스러운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있다. 이 구호에 공감하는 기업과 기업인이 과연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홍성군은 2014년 여성친화도시로 지정된 후 2019년 재지정됐다. 오는 2024년까지 사업을 추진해 나간다. 관련 조례 6건을 제정하고 23개 부서가 참여해 86개나 되는 사업이 진행됐거나 진행 중이다.

가시적인 결과들도 있다. 여성친화도시 시민참여단이 구성되고 여성새로일하기센터와 공동육아나눔터, 여성안전지킴이집, 안전한 길, 행복안심 무인택배, 배려주차장 등이 설치됐다. 민·관 협의체인 양성평등분과위원회도 만들어져 양성평등에 대한 교육과 정책제안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홍성군청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실적은 한눈에 보기에도 벅찰 정도이다. 그러나 실적과 결과는 ‘체감’의 문제하고는 다르다.

여성친화도시 홍성군의 5급 이상 공무원 중 여성은 7%에 불과하다. 6급 이상으로 넓혀도 39%이다. 예전엔 여성 공무원의 수가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말로 모두 해명되기에는 부족한 수치이다.

아이들이 방과후 수업이 끝나고 갈 곳이 없어 편의점을 전전하고 있는 게 아동친화도시 인증 홍성군의 현주소이다. 면 지역에 사는 아이들이 놀고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이 태부족하다는 하소연이 상존하고 있다. 지역아동센터가 설치되지 않은 면 지역도 있다. 민간인 마을교육사회적협동조합이 운영하는 만화방이 아이들의 공간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한 학부모는 “아이를 위해 직장을 포기하는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도청소재지인 내포신도시는 CCTV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 인구 3만의 도시에서 말이다. 신도시에 설치된 총 173개 중 절반이 넘는 91개는 내년 9월에나 가동될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홍성이 여성과 아동에 친화적인 안전한 도시라고 자부할 수 있을까 자문한다. 지방자치단체도 경찰도 현실상 어쩔 수 없다는 대답 대신 대안을 제시해야 맞다. 1년을 기다리라는 얘기는 어불성설이다.

지역아동센터 건립에 대해서도 홍성군은 어려움을 토로한다. 법적, 제도적으로 민간의 영역이며 보조금 지급으로만 지원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는 답이 아니다. 발 벗고 나서 방법을 찾아야 한다. 아동이 머물 곳이 없다는데 무슨 아동 친화를 하겠다는 말인가.

여성친화도시 지정이나 아동친화도시 인증은 ‘완료’의 개념이 아니다. 이제부터 우리 함께 노력해 보자는 선언과 약속을 의미한다. 또한 그 방법은 말이 아닌 체감할 수 있는 실천으로 가능해진다. 백약의 처방보다 따뜻한 부모님의 손이 백배, 천배 더 효과적인 것처럼 말이다.

얼마 전 내포신도시의 한 복판에서 뺑소니 사고를 당했던 여성 운전자는 “내포신도시가 곧 10년이 되는데 CCTV가 작동 안 돼 확인할 수 없다고 한다”며 “굉장히 낯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한다. 10년 후의 여성·아동친화도시의 민낯을 고민할 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