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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99> “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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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99> “쩜매”
  • 홍성문화원 조남민 사무국장
  • 승인 2022.08.28 0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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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 한복 앞고름이 왜 그냥 자꾸 흘러내리지? 일년에 제우 두 번 입는디 입을 적마다 이러네.

-저니: 그러게 대충 묶지 말구 잘 쩜매야지. 늬 마누라도 못 맨다던? 그럼 기냥 확 옹쳐.

<쩜매다>는 ‘묶다’, ‘동여매다’라는 뜻이다. 이 말은 주로 ‘끈, 실, 줄’과 관계있으며, 끈이나 줄이 풀어지지 않게 단단히 묶어 매는 모양을 나타낸다. 벌어진 옷깃 등을 바로 합쳐 단정하게 하는 것을 ‘여민다’라고 하고, 느슨하거나 헐거운 것을 단단하고 팽팽하게 하는 것을 ‘죈다’라고 하는데, 이 여미는 것과 죄는 것이 합쳐진 것이 바로 ‘쩜매는’것이다.

묶는 것과 쩜매는 것의 차이점은 단단함에 있다. 묶는 것은 단순히 묶어서 단정하게 하는 모습인 반면, 쩜매는 것은 묶은 것이 풀리지 않도록 더욱 단단하게 고정시키는 것을 말한다. 처음 묶은 것이 풀려서 다시 한번 조이게 될 때 이 표현을 자주 쓴다.

이 말은 우리동네 전역에서 쓰였지만 지금은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시골 어르신들의 대화에서나 간간이 들을 수 있는 단어다. ‘케이블 타이’와 ‘타카’가 현장에 쓰이면서 무언가를 다시 동여맬 필요가 없어졌고, 끈이 필요 없는 신발이 나오기 시작했으며, 허리춤에 매던 게타리(허리띠)도 신식으로 변해 더 이상 흘러내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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