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니: 날도 더운디 등목 점 해볼텡가? 션허게 해줄팅게 빤스만 입구 언능 업쳐봐.
-저니: 아따 셔넙다. 셔넙긴 드럽게 셔너운디 물이 어째 빤스로 자꾸만 들어가는디.
<셔넙다>는 ‘시원하다’는 말이다. 이 말은 ‘션허다’ ‘시원타’ ‘션타’등으로 줄어서 사용된다. 한 여름 뙤약볕이 내리쬐는 시골 마을로 들어가면, 수백 년 된 정자나무 그늘에서 큰 부채를 흔들어가며 ‘아따 션허다’라고 외치는 어르신들이 많은데 이 때 자세히 들어보면 ‘셔넙다’라는 말도 간간이 들을 수 있다.
‘션허다’라고 하면 왠지 부드러운 바람이 불어오는 느낌인데, ‘셔넙다’라고 하면 확실하게 시원한 바람이 있어 누구라도 인정하는 그런 상쾌함이 있는 상태를 말한다.
‘시원하다’는 알맞게 서늘할 때, 음식이 차고 산뜻하거나 뜨거우면서 속을 후련하게 할 때(해장국 국물이 시원하네), 막힌 데가 없이 활짝 트여 마음이 후련할 때(도로가 시원하게 뻗었네), 말이나 행동이 활발하고 서글서글할 때(대답 참 시원하네), 지저분한 것이 깨끗하고 말끔할 때(시원하게 치웠네)를 표현할 때에도 쓰인다. 하지만 부정어와 함께 쓰이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뜻이다.(그 친구 허는 것이 영 션찮어)
‘셔넙다’는 설명이 잘되지 않는 우리 동네 사투리 중의 하나인데, 말을 재미나게 엮다가 굳어진 경우에 가깝다. 고소하다를 ‘고솝다’ ‘꼬솝다’라고 하는 것과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