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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모여 축구하게 된 엄마들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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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모여 축구하게 된 엄마들의 도전
  • 최기주 기자
  • 승인 2022.06.06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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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W
홍성군축구협회 최초로 여성 축구 모임이 정식 단체로 등록됐다. 회원들은 30대 후반부터 50대 초반 여성들로 이뤄져 있다.
어쩌다W 회원들은 본격적인 축구를 하기 전 준비운동도 철저하게 진행하고 있다. 홍성군축구협회 장주명(맨 오른쪽) 회장이 회원들의 준비운동을 돕고 있는 모습.
다같이 운동장을 뛰는 회원들의 모습.
패스 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회원들의 모습.
선수들은 단거리 패스와 장거리 패스 훈련을 하며 서로간의 호흡을 맞춘다고 한다.
한밤 중에도 축구에 몰입하고 있는 어쩌다W 회원들.

여성 축구에 대한 관심이 날로 늘어가고 있다. SBS에서는 매주 수요일마다 ‘골때리는 그녀들’이란 여성축구 예능을 방송하기도 하며, 홍성에도 소규모 동아리 형식으로 운영되는 여성축구 모임도 늘어가는 추세다.

홍성군축구협회 최초로 지난달 3일, 여성축구모임 ‘어쩌다W’가 정식 단체로 등록됐다. 20여 명의 회원들이 있으며 30대 후반부터 50대 초반까지의 가정주부로 이뤄져 있다. 이에 홍성군축구협회 장주명 회장은 “여성 축구에 대한 관심이 날로 늘어나고 있음을 실감한다”라며 “축구는 하고자 하는 의지가 정말 중요한데, 앞으로 어쩌다W 회원들이 홍성군 여성축구에 대한 위상을 높여 줄 것을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재미삼아 시작한 축구에 진지함 느끼다

어쩌다W는 지난해 9월 경 8명이서 소모임 형식으로 진행한 축구모임이다. 평소 축구에 관심이 많았던 내포로타리협회 이진영 전임 회장이 운동을 해 보고자 결성했다. 현재 모임 리더는 이 회장이 맡고 있지만, 자리가 잡혀가면 박형분 차기 회장이 이어받을 예정이다.

모임의 첫 시작은 공원에서 취미삼아 서로 공을 차고 놀던 것으로부터 출발했다. 그러다가 회원들 주변 사람들이 가입하고 나서 규모가 점점 커지게 됐고, 11명 경기를 뛸 수 있을 정도로 사람이 많아지게 됐다.

규모가 커지다 보니 팀의 체계적인 훈련을 담당할 코치도 필요했다. 우연한 계기로 홍주축구클럽에서 활약하고 있는 신승연 선수가 팀의 감독을 맡게 됐다. 회원들은 신 감독의 지도 하에 체계적으로 패스 훈련이나 체력 훈련을 주 1회씩 진행하고 있다.

평소에는 그냥 재미 삼아 모였던 회원들이지만, 모종의 이유로 축구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 계기가 생겼다. 지난 4월, 내포신도시에서 뭉친 20대 여성 축구팀과의 친선경기에서부터 회원들의 가슴 속에 축구에 대한 열정이 불타올랐다. 이 회장은 “모두가 불리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경기였다. 하지만 1:0으로 승리하게 됐다”라며 “이 계기로 회원들 모두 오기가 생겼다. 참여율도 늘어나고 좀 더 적극적인 모습이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축구는 하나의 도전… 자신감 되찾고 싶어

매주 수요일 저녁 8시만 되면 홍주문화체육센터 축구장에 하나 둘씩 모이는 회원들을 볼 수 있다. 훈련이 시작되자 선수들의 눈빛은 진지해졌다. 하지만 마음만큼 몸이 따라 주지 않을 때도 있었다. 동작도 다 제각각이고 미숙한 모습들도 보이곤 했다. 다리를 쭉 찢는 자세에서는 유연성이 생각처럼 따라주질 않아 멋쩍어 하는 회원도 보였다.

그렇지만 회원들은 그런 사소한 것 하나하나에도 마냥 즐거워했다. 서로 패스 훈련을 할 때도 힘 조절에 실패해 공을 뻥, 뻥 멀리 차버리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럴 때도 회원들 사이에서는 웃음꽃이 만발했다.

박형분 회장도 이런 재미에 축구 모임에 오는 것이 아니겠냐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어설퍼도 재미있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 다들 육아니 직장이니 많은 스트레스를 갖고 살 텐데 이 공간에서 만큼이라도 재미를 느꼈으면 한다”라며 “사람들은 나이가 들수록 자신감이 점점 떨어져 가는 게 있는 것 같다. 우리들에게 축구는 하나의 도전이자 취미생활이기에 모두들 잘하기보다 즐기며 자신감을 되찾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지금 있는 회원 한 명, 한 명이 너무도 소중한 인연이라며 “사실 축구가 엄청 힘든 운동인데도 이렇게 잘 참여해 줘서 너무도 고맙다. 앞으로 도전 정신을 가지고 하나씩 해 나가다 보면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쩌다W의 꿈은 홍성군 내 여성축구 활성화다. 박 회장은 “우리 모임에 20대 초반 여성 회원들이 들어오는 것도 좋지만, 꼭 우리 모임이 아니더라도 여성 축구모임이 여기저기 생겼으면 좋겠다”며 “그렇게 서로 경기도 하고 응원팀도 생기고 해서 여성축구가 활성화 된다면 우리 여성들도 무언가 해낼 수 있다는 걸 몸소 보여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 또한 앞으로 더 열심히 축구하는 어쩌다W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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