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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사람 파멸시키는 복개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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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사람 파멸시키는 복개주차장
  • 윤두영 상임논설위원
  • 승인 2022.03.07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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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경관 개선과 생태 공간 확보 차원에서 복개주차장 철거를 논의할 때가 되었다’ 김석환 군수가 홍성군의회 군정질문 답변(2021년 10월 19일)에서 한 말이다.

‘복개주차장이 없어진다면 장사하는 데 큰 타격이다. 없애서는 안 된다’ 복개주차장 인근 일부 자영업자들이 한 말이다. 복개주차장 철거 여부가 이슈화 됐다. 찬반 여론이 만만치 않다. 어찌해야 하는가?

복개주차장은 주차편의로 1993년 설치됐다. 관선군수 시절이었다. 홍성군의회는 제대로 된 심의와 결정 과정을 갖지 못했다. 1991년 갓 출범했기 때문이었다. 의회가 그럴진대, 홍성군민 의견은 제대로 반영됐을까? 홍성신문은 복개주차장 설치를 강력 반대했다. 하지만 바위치기였다. 그렇게 일사천리로 복개주차장은 설치돼 30년이 지났다. 강산이 세 번이나 변할 세월이 지났다. 하지만 복개주차장은 변하지 않고 건재하다. 과연 변치 않고 건재한가?

겉은 건재하다. 허나 건재한 외면은, 그렇지 않은 내면을 감춘 것일 수도 있다. 변해 버린 복개주차장 내면 말이다. 복개주차장 위치는 홍성천 중심부다. 홍성천은 홍성읍 중심부다. 사람 신체에 비유하면 복부에 해당한다. 복개주차장 내면을 보았는가? 볼 수 없다면 상상이나 해 보았는가? 30여 년 동안 햇빛을 보지 못한 그 속을 말이다. 햇빛 본 복개주차장 아래도 성치않은 데, 속이야 오죽하겠는가? 오장육부가 썩고 있는데, 겉만 번지르르 하면 되겠는가? 복개주차장으로 주차난이 해결됐다? 복개주차장 덕에 장사가 잘 된다? 치명적 오판이다.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어리석음이다.

복개주차장 속만 썩어가고 있는 게 아니다. 겉 또한 썩어 왔고, 썩고 있고, 썩어 갈 것이다. 복개주차장 주변의 공기 말이다. 하루 2000여 대 차가 드나든다. 서행으로 드나든다. 서행은 유해 가스를 더 배출한다. 그 배기가스량이 얼마일까? 그 배기가스를 누가 마실까? 인근 주택과 점포 주민이 아닐까? 오염된 대기를 주차편의와 맞바꿀 수 있는가? 인간의 행복은 건강이 최고라 누구나 말한다. 그 최고 가치가 주차장 편의로 망가지고 있는 실정이다.

복개주차장, 자연은 물론 인간을 파멸시키고 있다. 복개주차장을 철거해야 할 이유다. 철거 후 하천을 자연 그대로 놔두어야 한다. 자연(自然)의 의미가 무엇인가? 自然은 ‘사람 힘이 더해지지 않아 저절로 그렇게 되어 있는 모양’으로 해석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꾸만 자연에 손을 댄다. 자연을 지배하고 정복하려는 무모한 도전이다. 그 무모한 도전이 일시적 승리를 거둘 진 몰라도, 결국은 패한다. 자연의 섭리가 그렇다. 복개주차장으로 주차문제가 해결됐다? 그래서 장사에 도움이 된다? 그렇게 믿고 그런 믿음에 따라 말하고 행동하는 것은 결국 자신과 자연을 사지로 모는 행위다. 삶의 질을 돈 몇 푼과 맞바꿀 순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복개주차장을 철거했고, 하고 있고, 할 계획이다.

청계천 복원이 대표적 케이스다. 동대문구 정릉천, 부천 굴포천, 경기도 수원천, 의정부 백석천, 대전 대사천, 안양 수암천 등 그 현장은 부지기수다. 그들은 왜 주차편의를 포기하고 복개주차장을 철거했을까? 그들도 찬반의 진통을 겪었을 것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철거를 택했다. 철거로 인한 득(得)이 실(失)보다 크다 판단했기 때문이리라. 홍성천 복개주차장 철거도 득이 실보다 클까? 당연히 크다. 우선 자연과 사람을 살릴 수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철거 후의 홍성천을 상상해 보라. 자연친화적 생태천으로 거듭날 것이다. 거기에 야간 조명시설도 한다고 한다. 사람들이 몰려 올 것이다. 사람이 모이면 상가도 활성화 된다. 일석삼조의 효과가 아닐까?

복개주차장 철거, 망설일 때가 아니다. 정치적으로 해결할 때다. 2022 지방선거 출마자들의 공약과 실천을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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