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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으로 잘 이끌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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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으로 잘 이끌어 나가겠다”
  • 최기주 기자
  • 승인 2022.01.17 0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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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청 양궁팀 이성진 감독
이성진 감독은 2015년에 플레잉코치로 홍성군청 양궁팀에 입단했고 2018년에 선수를 은퇴하여 본격적으로 코치활동을 시작했다. 올해부터는 팀의 지휘를 맡게 됐다.
김정민 선수의 장비 셋팅을 돕고 있는 이성진 감독 모습. 친근하게 소통할 수 있는 감독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이성진 선수가 지난 6일 홍성군청 양궁팀의 감독으로 부임했다. 2018년 선수를 은퇴하고 코치로 활동한 지 4년 만이다. 스무 살에 금메달을 따며 실력으로도 많은 주목을 받은 그녀였지만, 선수들을 감독하는 건 또 다른 기분이라고 말했다.

홍주초 4학년 때 양궁과 인연

이 감독은 학창 시절을 어떻게 보냈냐는 질문에 “고등학교 때는 무식하게 활만 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일 1000발씩 쐈다. 아침부터는 오리걸음으로 체력훈련을 했고 체력훈련이 끝나면 활만 쐈다. 특별한 기억은 없지만 이 연습량 덕분에 성과도 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시작부터 이 감독이 열정적으로 양궁에 임했던 건 아니었다. 이 감독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양궁을 처음 접했다. 본래는 육상을 했었는데 선생님의 권유로 종목을 변경했다. 내가 하고 싶은 운동도 아니어서 많이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홍성여중 양궁부에 진학해서도 양궁이 본인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어떤 목표를 가지고 싶은지 전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중학교 시절엔 이렇다 할 성적도 내지 못했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전혀 몰랐다고 한다.

그러다가 홍성여고에 진학하고 나서 양궁에 대해 점점 진지한 감정을 갖기 시작했다. 이 감독은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점점 양궁의 재미를 느꼈다. 거기다가 공준식 감독님의 많은 관심 덕분에 좋은 성과도 내고 잘 적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공준식 감독과는 특별한 에피소드도 있다.

이 감독은 “한번은 대회에 나가 첫 메달을 따 왔다. 학교에 돌아와 감독님께 칭찬받을 줄 알았는데 칭찬도 없으셨고 훈련하라며 집에도 안 보냈다. 그래서 어린 마음에 감독님께 심술을 좀 부렸었다”며 “생각해 보면 그게 정말 서러웠다. 그런데 감독님이 말씀하시길, 칭찬을 하면 거기에 머무를까 봐 좋은 말을 못 해 줬다고 한다. 말씀의 의미를 졸업할 때가 돼서야 깨달았다. 당시엔 몰랐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 감독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성인이 되자마자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금메달은 운동선수가 평생 바라는 최종 목표이기도 하다. 혹독한 훈련으로 얻어낸 결과물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추후 생긴 부상으로 힘든 시간도 겪었다.

“2004년 올림픽이 끝나고, 다음 올림픽 참가를 위해 선발전을 준비하다가 점점 팔이 이상해지는 걸 느꼈다. 어깨 인대가 끊어졌다더라. 그래서 1년 동안 재활만 했다. 회복하는 동안 정말 힘들었다. 특히 부모님이 많이 걱정했다. 그럼에도 활을 쉽게 놓을 수가 없었다. 10점을 맞출 때의 희열과 감각이 살아있었기 때문이다. 전북도청에 있을 때인데 이때도 서오석 감독님과 박성현 감독님께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분들의 보살핌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다.”

홍성군청 양궁팀 선수단의 모습. 왼쪽부터 김정민 선수, 박재희 선수, 이성진 감독, 심민주 선수, 김세연 선수.

“노력하고 또 노력하겠다”

오랜 기간 선수 생활을 한 이성진 감독은 올해부터 홍성군청 양궁팀을 지휘하게 됐다. 이 감독은 “기쁘기보다는 무거운 자리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책임감이 막중하게 느껴진다. 감독에 따라 선수들의 역량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건 나를 통해서 배운 내용이기도 하다. 과거에 나를 지도해 주셨던 감독님들과 코치님들이 계시지 않았더라면 나는 이 자리에 없을 것이다. 나도 좋은 감독이 되기 위해 앞으로 노력, 또 노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어떤 감독이 되겠냐는 질문에 이 감독은 잠깐 동안 침묵하며 복잡한 속마음을 이야기했다. “정말 어려운 질문이다. 다만 내가 선수 생활을 하며 감독님들께 받은 관심과 애정처럼 나도 똑같이 전달해 줄 수 있는 감독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소통으로 팀을 잘 이끌어보고 싶다. 양궁은 심리적인 부분이 특히 중요한 종목이다. 불안이 뒤따르면 슬럼프가 언제든 찾아올 수 있다. 이런 부분에서 선수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 친구처럼 다가가기도 하고, 지도할 때는 엄격하게 선수들을 이끌 수 있는 감독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홍성군청 양궁팀 소속으로는 심민주·김세연·박재희 선수가 있으며 올해 김정민 선수를 신규영입 하여 4인 체제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양궁팀은 지난해 11월, 전국선수권대회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낸 바 있으며 2020년에는 박재희 선수가 전국실내양궁대회에서 개인종합 1위를 차지한 이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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