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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 맞고 가슴이 아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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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 맞고 가슴이 아파요”
  • 홍성신문
  • 승인 2022.01.03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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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의료원 신성균 심장내과 전문의

1980년대 의과대학 시절 기생충학이란 과목을 이수해야 했다. 당시만 해도 생활 환경 개선으로 회충 요충 편충 등 기생충 표본 구하기가 어려워졌다. 교수님이 말씀하시기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는 앞으로 해외여행이 일반화되면 우리나라에 없어지는 기생충이 외국에서 얼마든지 들어올 수 있고 AIDS(후천성 면역 결핍증) 환자가 급증하면 면역성이 약해 감염에 취약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 하셨다. 30년이 지난 지금 생각하면 반은 맞는 말씀인 것 같다. 그 주체가 기생충이 아니라 바이러스이니 말이다. SARS 신종 플루 MERS에 이어 코로나 19바이러스, 어제 남아공에서 발견되면 수일 내로 우리나라에서도 발견된다.

작년만 해도 코로나19 감염병에 대한 연구 조사가 경과에 대한 관찰이 대부분이었으며 질병관리청에서도 치료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가 12월부터는 효과 있는 주사 치료제도 나왔으며 2021년부터는 백신도 개발 접종이 시작됐다. 많은 사람들이 이제 백신이 나왔으니 일정수준 이상의 사람들이 접종을 마치면 이 몹쓸 전염병도 사라질 것으로 기대했으나 그렇지 못하고 있으며 또한 여기저기서 백신 접종에 의한 부작용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의하면 2021년 12월 9일까지 8600만 건 정도의 백신 접종 중 39만건 정도의 이상반응이 신고되었으나 96% 정도는 접종부위 발적, 통증, 부기, 근육통 등 증상이며 나머지 4% 정도만 중대 이상 반응이라 한다. 이 중 심근염 심낭염은 지난달 2일까지 660건이 신고됐나 실제 진단은 272건(화이자 182건, 모더나 80건, 아스트라제네카 10건) 발생한 것으로 보고됐다. 이들도 백신과의 연관성은 확실하지 않다 한다.

심근염 심낭염은 심장과 그를 둘러싼 막에 생긴 염증으로 이전부터 존재하던 병이다. 주로 바이러스 감염 후 발생하나 백신에 의한 면역 반응으로 생각되며 증상은 가슴 통증 압박감 두근거림 호흡곤란 등이며 충분히 진행된 경우 흉부 사진 심전도 혈액 검사 심장초음파 검사 등으로 쉽게 진단할 수 있는 병이다. 대부분의 경우 저절로 좋아 지나 갑자기 악화되어 심부전 사망에 이르기도 하는 경우도 아주 드물게 있어 진단이 확실하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에 대한 대응이 가능한 3차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권하고 싶다.

언론 보도 이후 의료원 경우 한때 매일 10명 정도의 환자가 백신 맞고 가슴이 아프다고 방문하며 이들 중 일부는 본인이 백신에 의한 심근염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오기도 한다. 물론 확인을 위한 검사는 당연히 필요하겠지만 검사 후 아니라고 해도(아마 근육통, 어제 백신 맞고 바로 가슴이 아프다, 두 달 전에 맞았는데 요즘 아프다 등 ) 실제 홍성 지역에서는 단 한 명의 환자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해도 믿으려 하지 않고 결국 대학 병원을 갔다 오는 수고를 한 후에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한다. 너무 두려워할 필요는 없어 보이며 또한 백신이 아닌 흉통에 대한 다른 원인(부정맥 협심증 등) 도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하려 하지 않아 안타깝다.

먼 훗날 과학기술이 발달해 어떤 바이러스가 나타나도 약 하나만 먹으면 문제가 없는 세상이 오면 ‘있잖아, 옛날에는 신종 바이러스가 나오면 하루 종일 마스크 쓰고 모이지도 못하고 백신 맞고 부작용으로 고생도 했대’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때까지는 방역 지침 준수와 백신이라는 최소한의 무기를 잘 이용하는 것이 현명한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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