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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은 스타트업 창업 불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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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은 스타트업 창업 불모지?
  • 김영찬 기자
  • 승인 2021.08.09 0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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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 ⓵ 홍성 스타트업의 오늘
예술창장소 '도담' 직원들이 회의를 하고 있다. 

⓶ 수도권 편중되는 스타트업
⓷ 마을에서 성공을 꿈꾼다
⓸ 지역에 맞는 지원책 찾다
⓹ 지역적 한계 넘어야 한다

지역에서 성공 꿈꾸는 청년들

‘스타트업’이란 모험기업 개척기업을 뜻하는 단어로 미국의 실리콘 벨리에서 처음 사용하기 시작한 단어로 1990년대 후반 닷컴 창업 붐이 일었을 때 생겨났다. 기본적으로 벤처기업과 유사하지만,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기 전 단계라는 것이 다른 점이다.

창업 생태계가 발달하고 이들이 독특한 문화를 가지면서 스타트업은 단순히 기업 규모만을 따지는 용어는 아니게 됐다. 자신들만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사업영역을 개척해나가는 작은 규모의 신생기업들을 ‘스타트업’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 셈이다.

홍성에도 스타트업 창업지원을 위한 공간이 있다. 홍성군문화특화사업단(이하 사업단)이 운영하는 ‘88청년’이 대표적인 곳이다. 지난 2018년 청운대학교 대학로 인근에 있는 빈 상가를 개조해 만든 곳이다. 이밖에도 청년 연계공간으로는 모임하기 좋은 시간 ‘18:39’가 홍성읍 조양문 인근에 있고, ‘왓슈’가 공유공간을 운영하면서 청년 모임과 야간학당, 청년창업 교육 등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88청년에는 5개의 스타트업 회사들이 올해부터 입주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개인사업을 할 때도 상권을 따진다. 상권은 얼마나 그곳에 많은 고객이 있느냐로 가치가 나뉜다. 홍성에서 창업이 쉽지 않은 이유 중 하나다. 그래서 홍성읍에서도 외진 곳에 있는 88청년에 입주해 있는 기업들의 영역도 이벤트 등 상권이나 점포에 구애받지 않는 사업 위주다.

예술교육전문가 양성과 나눔 공연 등 지역공동체를 위한 문화복지사업을 추구하는 도담, 역시 예술 활동을 하면서 문화컨텐츠 개발을 목적으로 하는 나빌레라, 지역특화상품을 생산하고 유통하는 돼지유통, 시설경비 요인경비 등 서비스를 하는 가온시큐리티, 홈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써니케어 등이다.

홍성읍 대학로 88번지에 위치한 청년창업공간 '88청년'. 5개의 젊은 기업이 입주해 있다.
'도담'의 예술공연 모습. 이들은 지역예술 발전을 위한 사회적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불모지에서 사업 쉽지 않아”

이곳에 입주한 기업 중 하나인 써니케어는 젋은 부부가 꿈을 키우는 곳이다. 이들의 선택한 것은 커튼이나 블라인드, 침대 등의 청소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써니케어 김평기 대표는 안성에서 살다 홍성 출신 부인을 만나 홍성에 정착하게 됐다.

김 대표는 홍성에서 사업하면서 느끼는 것을 한마디로 ‘불모지에서 살아남는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88청년 공간이 저렴하게 창업공간을 임대 해주는 것은 큰 도움이 되고 있지만, 그 외에는 너무 열악하다는 것이다. 특히 홍보나 사업을 위한 교육 같은 것이 없는 점 등은 사업하면서 가장 애를 먹는 부분이다.

“아내와 둘이서 정착하려고 이를 악물고 있다. 사업 초기 자본금 마련 등에 어려움이 있었다. 청년을 위한 대출 같은 것도 있었으면 좋겠다.”

독자적인 수익구조 창출이 어려운 점도 문제다. 도담은 강경선 대표를 비롯한 7명의 젊은 사람들이 지역 예술을 위해서 일하는 팀이다. 조영환 부대표는 자신도 홍성 출신으로 예전부터 홍성 문화예술의 아쉬운 점을 느끼고 도담에 참여하게 됐다. "홍성에 예술가는 많지만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분은 적어요. 특히 여성분들의 경력단절이 많아서 이들을 이끌어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주로 하는 일은 지역 주민들과 같이 공연을 하거나 미술 착장 활동 등을 진행하고 있다. 도담은 일반 기업과 달리 수익보다는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이기에 이익을 더 내는 것이 목표는 아니나 사업의 특성상 교육사업 프로그램 등에 의존해 아직 독자적인 수익모델은 확립하지는 못한 상황이다.

조 부대표는 “창업 자체는 어렵지 않다. 지역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이익 추구만이 목표라면 추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원정책 중요하지만, 지속적 관심 필요

점포 위치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사업을 한다지만 88청년의 위치는 아쉬운 점이다. 도담같은 경우 어차피 사무실로만 쓰기에 위치가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예술활동을 위한 연습장이 없는 것은 고민이다. 고객을 상대해야 하는 서니케어의 경우 도심에서 떨어진 곳이라 어려움이 있다. 아무리 인터넷을 통해 홍보하고 출장서비스 위주로 한다고는 해도 샘플 같은 경우 고객에게 직접 보여주는 게 낫기 때문에 현재 입지는 아무래도 불리하다. 김 대표는 홍성 중심지에 창업을 위한 공간이 마련됐으면 좀 더 홍성에 정착하기 수월할 것이라는 바람을 말했다.

임동혁 사업단 매니저는 청년 창업지원은 단순 예산 지원만으로는 성공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그래서 사업단에서도 먼저 창업 선배와 협력을 지원하고, 운대학교 산학협력단과 창업보육센터와 연계하여 창업교육 방향을 모색하고 교육과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내포문화기획아카데미’와 ‘사회경제 네트워크’ 교육을 진행하여 청년의 창업과 자립을 위한 기획 교육, 청년 창업가가 협동조합을 개설을 지원하고 있다.

임 매니저는 “홍성군은 도청 이전에 따른 도시화와 수도권과의 접근성, 도시와 농촌 형태의 도농복합도시 등 홍성만이 가지고 있는 특성에 따른 홍성형 청년 정책의 실험이 필요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이러한 다양한 실험을 통해 젊은이가 지역에 남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을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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