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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주민들이 만든 농촌 맥주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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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주민들이 만든 농촌 맥주집
  • 김영찬 기자
  • 승인 2021.04.10 0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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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동 동네마실방 ‘뜰’
홍동농협 맞은편에 위치한 동네마실방 뜰. 문을 연지 올해로 10년 째다.

홍농농협 맞은편 2층에 위치한 뜰은 겉보기엔 여느 맥주집과 다를 바가 없다. 하지만 뜰은 단순한 맥주집이 아니다. 우리나라 농촌에서는 처음으로 마을 주민들이 돈을 모아 문을 연 곳이기 때문이다.

2010년 홍동면에 있던 유일한 맥주집이 없어지면서 성인들이 마땅히 갈 곳이 없어졌다. 시원한 맥주 한 잔을 마실 수 있는 공간이 하나쯤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했지만, 개인이 선뜻 운영하기엔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협동조합 방식이다. 뜻이 맞는 8명이 준비를 시작해서 계획에 동참한 주민 100여 명이 1800만원을 출자했다. 처음에는 현재 철물점 위치에 열었다가 2016년 지금의 위치로 이전한 상태다.

뜰에서 열린 뻐꾸기합창단 노래 공연 모습.

마을 위해 열린 공간

뜰의 회원은 현재 200여 명이다. 10만원의 회비를 내면 누구나 회원이 될 수 있다. 물론 회원이 된다고 특별한 혜택이 있는 것은 아니다. 애초에 뜰 자체가 서로 소통하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지 이익을 내기 위한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뜰의 영업은 다른 자영업자들과 달리 돈을 버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수익은 뜰에서 일하는 사람의 인건비와 식자재비만 나오면 된다.

그렇다고 이곳이 술만 마시기 위한 공간은 아니다. 뜰에서는 손님들을 위한 음악회 같은 문화공연이 열린다. 뜰에서 술을 마시면 한 잔 마실 때마다 ‘한 잔 기금’이 적립된다. 매출의 일부액을 지역 기금으로 적립해 마을을 위한 일에 쓰는 것이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상 어려움으로 기금을 적립하지 못했지만, 지난해까지는 적립금을 모아 마을을 위한 일에 사용했다.

뜰은 다양한 재능을 나누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10돌 맞아 재탄생 꾀해

뜰 설립에 참여했던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나이도 더 들고 초창기보다는 에너지가 떨어진 상태다. 처음 문을 열었을 때보다 홍동에 사는 젊은이도 증가했고 주변에 뜰 이외의 편의 시설도 생기는 등 뜰을 둘러싼 환경도 변했다. 때문에 뜰도 10주년을 맞아 재도약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운영위원회를 통해 뜰의 운영에 대해 결정했다. 누구나 주인이지만 아무도 주인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뜰을 책임질 사람이 없는 상태였다.

앞으로는 운영위원회가 아닌 이사회가 책임지고 운영하게 된다. 운영을 도맡은 새로운 사람들이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 것이다. 이달 중순부터는 오전 11시부터 낮에도 음식을 파는 낮뜰도 운영한다. 이밖에도 인테리어도 개선하고 내놓는 메뉴도 다양화하는 등 구상도 하고 있다. 문의 631-3318.

뜰에 출자한 회원 명단. 현재까지 220명이 뜰 회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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