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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상의 전환에서 출발 ‘구항 빨간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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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상의 전환에서 출발 ‘구항 빨간장터’
  • 김영찬 기자
  • 승인 2021.04.04 2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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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장터가 열리는 날이면 내포신도시 등에서 가족 단위로 많이 찾아온다. 사지는 2019년 초기 장터 모습. 사진제공=전병환

빨간 날 열리는 장터

구항면 행정복지센터 인근에 위치한 빨간 장터는 발생의 전환에서 출발했다.

빨간장터는 이름 그대로 달력의 빨간 날에만 열리는 장터다. 시골의 장날은 주로 5일장이지만 5일에 한 번씩 열게 되면 소비가 가장 많은 주말에 장을 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전병환 구항면 권역위원장은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손님이 가장 많이 찾을 수 있는 날 장을 열어야지 평일에 오라고 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이다. 평일에는 젊은 사람들은 오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첫 시작은 지난 2019년 구항면 행정복지센터 공터에서 시작했다. 하지만 기대를 뛰어넘는 인파가 몰려 도저히 그곳에서 운영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보다 나은 장터 운영을 위해 지역 86개 농가와 식품가공연구회 30명 등 뜻이 맞는 116명이 출자했다. 현재 시장 자리를 임대하고 3년간 시장개설 허가를 받아 하우스를 짓고 장을 열고 있다. 지난 1960년대 구항에서 장터가 없어진 이후로 60년 만에 부활한 셈이다. 빨간 날에만 장이 열리는 것이 원칙이지만, 식사를 원하는 주민을 위해 평일 점심시간부터 3시까지 장터 식당을 운영한다.

젊은이들이 찾는 장터

빨간장터를 찾는 고객은 젊은 층이다. 빨간장터에 어떤 물건을 팔고 있는지 내포천사 등 인터넷 카페나 SNS를 통해 정보가 공유된다. 코로나19로 경기가 위축됐음에도 주말 등 공휴일에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은 하루 1500명에서 2000명 정도가 방문한다. 아빠, 엄마 손을 잡고 이곳을 찾는 아이들도 많아 아이들을 위해 뛰어놀 수 있는 에어매트를 설치하고, 여름이면 간단하게 물놀이 할 수 있는 풀장도 만들어 놓는다. 안전을 위해 보험도 가입되어 있다고 한다.

상품은 계절마다 그때 그때 다른 상품들이 올라온다. 요즘은 새순들이 많이 시장에 나와 새순이 넘쳐나고 조금 더 지나 마늘이 나오는 때가 되면 마늘 장터가 된다. 빨간장터가 열리는 날에는 장터 바깥에도 농산물을 파는 노점도 생긴다. 장터의 한달 매출은 4000만원 정도이며 매출에 안 잡히는 바깥 노점에서도 판매가 잘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새로운 가치 판다

주민들은 빨간장터가 단순히 지역주민의 농산물을 파는 곳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전 위원장은 “이곳에 나오는 할머니들은 젊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농산물을 사주는 것에 정말 고마워하신다. 돈이 문제가 아니다. 이곳에 가져오는 머위나 쑥은 그냥 두면 버려지는 것이다.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 소비하는 것은 새로운 가치를 소비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빨간장터 운영위원회도 농산물을 파는 것에만 만족할 생각은 없다. 구항 지역의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위해 생필품을 배달해 주거나 독거노인을 위해 일주일에 두 번씩 반찬을 배달하는 사업도 언제든지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쳤다. 시장을 찾는 사람들 중에는 외국에서 시집온 이주여성들도 많다고 한다. 그래서 이들을 위해 외국 과일 등을 파는 다문화 가정코너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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