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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동행을 시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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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동행을 시작하고 싶다
  • 홍성신문
  • 승인 2021.01.10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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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록 전 홍성부군수

코로나 바이러스의 한파가 1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우리 삶의 많은 부분에 엄청난 한파로 몰아치고 있다. 우리나라도 3차 대유행을 맞아 5인 이상 모임이나 식당에서의 식사도 금지하는 등 초강수의 대응으로 서로 힘겨워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동안 칭찬 릴레이로 이어져 온 필수 노동자와 의료진의 수고는 눈물겹도록 감사한 일이다. 생사의 경계 최 일선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그동안 삶의 평안함을 내려놓고 시대적 상황과 요구에 온몸으로 희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진심어린 감사의 마음과 존경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보릿고개를 갓 벗어날 때 쯤 나의 개구쟁이 어릴 적 홍성장 날 아버지는 장날 아침 어머니께 ‘옆집 친구와 홍성장에 동행하기로 했어’라며 말씀하시고 집을 나서곤 했다. 나는 아버지께서 홍성시장에 가시면 ‘맛있는 밴댕이 생선이나 아니면 이미 찢어진 검정 고무신을 사 오시겠지’ 하는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대중교통이 원활치 않았던 시절 무거운 짐을 지고 8Km가 넘는 오고 가는 길 친구와의 동행은 그 어떤 것보다 지루함과 고단함을 덜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을 것이다.

‘아직도 내게 슬픔이 우두커니 남아 있어요. 그 날을 생각하자니 어느새 흐려진 안개. 빈 밤을 오가는 마음 어디로 가야만 하나. 어둠에 갈 곳 모르고 외로워 헤매는 미로. 누가 나와 같이 울어 줄 사람 있나요. 누가 나와 같이 함께 따뜻한 동행이 될까. 사랑하고 싶어요. 빈 가슴 채울 때까지 사랑하고 싶어요. 사랑 있는 날까지’ 가수 최성수의 노랫말은 동행이란 단어에 대해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다. 요즘 시대 상황 속에서 노랫말이 전하는 그런 동행의 의미를 갖고 있는 사람에 대한 갈급함이 누구에게나 있기 마련이다.

비 오는 날 진정한 친구는 우산을 함께 쓰는 친구가 아니라 함께 비를 맞아도 행복한 친구라는 말이 있다. 코로나로 인해 모든 것이 멈춰버린 지금 내 옆에 이런 동행의 의미를 부여할 사람이 있는지 뒤돌아봐야 한다. 나의 가족이나 친구 동료에게 나는 그런 사람인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런 사람이 내 주위에 있기를 바란다면 내가 먼저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한다.

가족과의 동행을 위해 내 모습과 내 주장보다 가족 구성원의 모습을 살피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그들의 마음속을 헤아려 함께해야 한다. 사회와의 동행을 위해 코로나의 시대적 상황과 사회의 요구에 맞는 행동을 통해 생활 터전으로써의 사회가 안정적으로 회복될 수 있도록 나의 역할을 먼저 고민해야 한다.

공직생활을 마무리하고 처음 맞이하는 새해 아침에 오른 고향 집 뒷산의 모습은 40년 전 사회생활을 위해 떠날 적 모습 그대로인데 오르는 길의 난이도는 몇 배 어려움을 느낀다. 내가 변한 것이다. 사회의 변화도 마찬가지다. 코로나를 사태로 표현하던 것이 어느새 시대로 표현하고 있다. 이미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시대의 요구에 순응하고 있는 것이다.

나의 모습이 변하고 나의 환경이 변하고 사회가 변해온 상황에서 이제 나의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로 힘들고 지친 홍성 군민과의 아름다운 동행을 시작하기 위해 오랜 시간 준비해 온 많은 것을 하나씩 실천하려고 한다. 나고 자란 홍성은 그동안 많은 것을 나에게 아낌없이 주기만 했고 난 당연한 듯 받기만 했다. 홍성과 나의 동행에서 이제 역할을 바꿔 내가 홍성을 위해 무엇을 하고 무엇을 줄 수 있는지 고민하고 실천할 것이다. 더 늦기 전에 받은 사랑과 함께한 동행에 감사의 마음을 몸으로 실천할 것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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