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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 통역활동가에게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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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 통역활동가에게 박수를
  • 홍성신문
  • 승인 2021.01.04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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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이주민센터 김민선 팀장

1990년대 산업연수생 제도가 생긴 이후 현재 고용허가제 비전문취업(E-9, 내국인 구인노력에도 불구하고 고용하지 못해 심각한 인력부족을 겪고 있는 제조업이나 3D업종 부분의 사업체들에 대해 해외 노동력을 공급하려는 취지에서 도입)인력 까지 국내 이주 노동자가 증가로 인해 여러 사회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여기서 ‘문제’라는 것은 이주민이 국내에 들어와 일으키는 문제‘가 아닌 ’외국인 노동자와 한국사회 사이의 관계에서 생기는 문제‘를 말한다.

이주민 증가로 인해 생기는 문제의 최전방에 있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이주민 통역활동가이다. 지역에 결혼이민으로 정착하고, 이중언어 사용의 강점을 살려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것이다. 이주민 통역지원은 단순히 이주민의 생활편의를 위한 일이 아니다. 이주노동자는 본인의 구직희망이 있어 이 곳에 왔지만, 국내 노동력에 대한 수요가 맞물려 이주해 왔기에 필수이용 시설인 관공서, 의료기관, 출입국사무소, 고용센터 등을 이용할 때 의사소통(언어) 문제를 오직 이주민에게만 돌릴 수는 없다.

통역활동가라고 하면 우리는 보통 매스컴에서 많이 접했던, 국제회의나 세미나 등에서 사람들에게 연사의 말을 해당 국가의 언어로 실시간으로 혹은 순차적으로 통역하는 것을 떠올린다. 하지만 임금체불 현장, 산업재해 현장, 의료 현장, 가족문제의 현장에 있는 통역활동가의 역할은 단순 언어를 전달하는 역할 이상을 하고 있다. 노동상담가, 가족상담가처럼, 때로는 병원에서 보호자 없는 이주민을 위해 보호자 역할까지 할 때도 있다. 통역자의 기본윤리는 양쪽의 말을 공정하고 정확하게 통역해야 하며 그렇지 않고 선별적인 통역을 한다면 통역사의 직업윤리에서 벗어난다. 하지만 임금체불 관련 통역에서 욕설이 섞인 고용주의 말을 그대로 전달할 수 없는 일이다.

지난달 홍성이주민센터 통역활동가 몇 분과 조촐한 간담회 자리를 가졌다. 생각보다 어려운 통역 환경이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 사명감을 가지고 통역활동의 자리를 지켜주고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통역활동가 본인 역시 이주초기 언어로 인해 어려웠던 시간들이 있기 때문에, 그 때를 기억하며 도울 수 있는 힘을 내는 것 같다.

최근 정부운영 외국인상담센터 상담사 처우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일상생활부터 노동 분쟁까지 전반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음에도 콜센터 상담사 대부분 최저임금을 받고 일하고 있고, 임금에 경력이 반영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부가 운영하고 있는 통역 상담사 처우부터 정부 빈자리를 메꾸고 있는 비영리민간단체에 소속한 상담사의 처우까지 합리적인 보상체계가 있어야 할 것이다.

수많은 현장에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달려온 많은 통역활동가 분들께 박수를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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