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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김오경(홍성군농민회 정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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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김오경(홍성군농민회 정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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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3.0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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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자의 안전성과 자주성에 대해
가을철 벼수확이 끝날 즈음이면 농민들은 가장 실하고 튼튼하게 익은 벼를 내년 농사를 위해 따로 골라 볕씨용으로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보관한다.그만큼 종자를 얼마나 실한 것으로 하느냐에 따라 일년농사가 결정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하고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종자산업이 6개의 주요 종자회사 중 5개가 다국적기업에 인수,합병된 위기의 상황에서 불량종자에 의한 농민들의 피해도 채소를 중심으로 늘어가고 있는 형편이다.본래 종자라 함은 그 지역의 기후, 풍토에 맞게 토종이란 이름으로 변화,발전되어온 것인데 이를 무시한 채 무분별하게 수입된 외국종자가 우리 농업을 망쳐놓고 있는 것이다.여기서는 유전자조작농산물(이하 GMO)을 둘러싼 식품 안전성 측면과 생태환경적 측면 아울러 사회 경제적 측면에서 독점권을 가진 다국적 농업자본의 한국을 포함한 세계 농업지배 논리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아시다시피 GMO는 특정 제초제나 병해충에 저항성을 갖도록 유전공학적으로 조작되어진 것이다.몬산토사의 제초제 라운드업에 내성을 가지도록 인공적으로 조작된 라운드업레디라는 콩종자가 한 예라 할 수 있다.특히 홍성은 홍동을 중심으로 환경농업이 이루어지고 있어 관심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이미 우리나라에도 콩과 옥수수를 중심으로 대량의 GMO가 들어와 있고, 이를 이용한 가공식품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으며 전체 종자시장의 80%이상을 외국에 내준 상황에서 GMO종자가 안 들어온다고 장담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GMO를 생산하는 다국적 종자회사들은 제초제나 살충제를 덜 쓰기 때문에 적은 노동력과 비용으로 더 많은 양을 수확할 수 있으니 오히려 경제적, 환경적으로 이익이라고 주장하고 있다.GMO의 유해성 또한 아직까지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도하다.지금까지의 실험결과 GMO가 알레르기 유발, 암발생가능성 등 유해하다는 증거가 나온 것도 사실이다.또한 유기농업과 자연생태계에 끼칠 악영향과 더 나아가 한 국가의 농업 기반을 붕괴시킬 수도 있다는 점을 가만할 때 보다 철저한 대처가 필요할 것이다.실제로 미국이 GMO옥수수를 남미에 수출했을 때 GMO옥수수가 남미 옥수수밭을 ?쓸어버린 일도 있었고, 아프리카의 짐바브웨는 미국의 유전자조작 옥수수 무상지원 제안을 옥수수가 종자화되었을 경우 농업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는 이유로 거절하가도 하였다.

더불어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이 파종 당해에만 발아하고 거기로부터 채집된 종자는 발아하지 않는 일명 "터미네이터 기술"이다.터미네이터 기술은 몬산토사가 보유한 기술로 전통적인 자가채종방식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농업생물다양성을 훼손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GMO와 함께 우리나라를 비롯한 제 3세계 농업과 식량안전을 위협하는 생물학전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한마디로 제3세계의 농업을 기초에서부터 장악하겠다는 다국적 종자기업들의 의도가 드러난 것이라 할 수 있다.만약 GMO와 터미네이터 기술이 하나로 합쳐질 경우 발생할 엄청난 재앙의 여파는 아마도 상상을 초월하리라 본다.

그렇다면 사회경제적 측면에서 GMO와 터미네이터 기술을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주지하디시피 위의 두 기술은 소수의 미국 등 식량수출국과 다국적농업자본이 독점권을 행사하고 있으며 다국적농업자본을 포함한 다국적자본들은 자신들의 이익과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이런 특성상 다국적 농업자본은 앞에서 언급한 제3세계의 식품의 안전성과 자연생태계보존,식량안보에는 관심이 없을뿐더러 다른나라의 농업을 한낱 돈벌이 수단으로 밖에는 보지않는다.지금도 다국적 종자가업들은 GMO종자값에 부과된 기술사용료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앞으로 진행될 WTO협상 과정에서도 GMO가 주요의제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그런데 우려할 점은 날이 갈수록 카길,쿤티넨탈과 같은곡물 메이저를 포함한 다국적 농업자본들의 독점현상이 점점 심화되고 있고, 덩어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과거에는 종자기업,화학비료,농약을 생산하는 농화학기업, 곡물메이저,사료기업,가공기업,수의약기업 등으로 나누어져 있던 것이 이제는 일련의 과정이 수직계열화되고 있다는 점이다.이런 집적현상이 가속될수록 개도국농민들은 GMO개발 다국적기업의 하청계약자로, 개도국은 하청재배국이 되는 경제적 예속상태가 더 심화될 것이다.

이제 GMO와 터미네이터 기술문제는 소비자,농민 뿐 아니라 한 국가의 존립을 결정하는 중대한 문제가 되었다.다국적 농업자본에 예속되어 살아갈 것이냐,아니면 주체적으로 토종을 지키고 우리풍토에 맞는 우수한 종자를 개발하여 민족농업을 지킬 것이냐를 결정해야 한다.
<독자글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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