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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분처리시설 유치 문제로 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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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분처리시설 유치 문제로 시끌
  • 김영찬 기자
  • 승인 2020.09.21 0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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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마을 주민 ‘이기적이다’ vs 내남마을 주민‘어차피 필요한 시설’
결성면 내남마을 축분처리시설 도입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다.
결성면 내남마을 축분처리시설 도입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다.

결성면 내남마을이 하루 200톤 규모의 축분처리시설 유치를 신청하면서 주변 마을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내남마을 주민들은 자기 마을에 유치하는데 왜 남들이 나서냐는 입장이지만 다른 마을 주민들은 내남마을이 이기적이라고 비난하고 있어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결성면행정복지센터 인근 4거리부터 내남마을 입구까지 결성면의 여러 단체들이 설치한 축분처리시설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줄을 잇고 있다. 결성농협 인근에서 만난 주민은 “그렇지 않아도 지금도 냄새 때문에 죽겠는데 똥 공장까지 끌어들이면 어떻게 살라는 것이냐”며 “돈 욕심에 자기들만 생각하는 인간들”이라고 비난했다.

다른 주민은 “운반차량들이 결성면 외곽으로 다닌다고 핑계를 대는데 관광도로라고 수백 억 들여서 만들어 놓고 똥차들이 다니면 관광객이 잘도 오겠다”고 비꼬기도 했다. 결성면이장협의회 이환중 회장은 내남마을 뿐 아니라 결성 어디에도 처리시설은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이 회장은 “결성면에는 분뇨처리시설이 이미 3개나 들어와 있다. 홍성 11개 읍면에서 왜 결성에만 들어오나. 주민들의 힘을 모아 결사 반대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축분처리시설 도입은 내남마을 주민 대부분이 동의한 일이다. 내남마을의 한 주민은 “똥 냄새 나는 게 결국 축산분뇨를 제대로 처리 안 해서 그런 것 아니냐. 주변에 축사는 잔뜩 지어놓았으면서 분뇨를 처리하는 시설은 반대하는 게 맞느냐”고 되물었다. 이어 “논산 시설을 방문했는데 일반 축사나 돈사보다 냄새가 안 났다. 어차피 필요한 시설이다. 다른 마을에 설치되느니 여기 유치하고 마을발전 기금 받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내남마을 이상수 이장은 주변의 반발을 의식해서 인지 말을 아꼈다. 이 이장은 “환경영향평가에서 떨어질 수도 있고 여론에 밀려 이곳에 설치가 안 되면 마을 간에 사이만 나빠지고 마는 것 아니냐”면서 “아직은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은 상태라 입장을 밝힐 시기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축분처리시설의 처리용량 이외에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 홍성 축협 관계자에 따르면 내남마을 주민들이 동의하고 공모사업에 신청을 했으니 군의 허가가 나는 것을 보고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축협 관계자는 “홍성에서 나오는 가축분뇨가 하루 4000톤에 달한다. 이것을 밭에 그냥 뿌릴 수도 없다. 홍성 어딘가에는 꼭 생겨야 하는 시설이다”라고 말했다.

홍성군 환경과 관계자는 “인근 주민들의 반발이 심해 환경영향평가를 추진할지에 대해서도 확실히 결정된 것은 없다. 축협과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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