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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인 폭행·폭언에 멍드는 공무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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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인 폭행·폭언에 멍드는 공무원들
  • 윤종혁
  • 승인 2020.09.11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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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나쁘다며 때리고 욕설까지
안전을 위한 적극적 대처 필요

폭력을 행사하고 폭언을 하는 민원인들 때문에 공무원들 마음의 상처가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24일 오후 5시쯤 홍성군 ㅇㅇ행정복지센터에서 한 민원인이 찾아왔다. 민원인은 약간 술에 취한 듯한 얼굴이었다고 한다. 공무원들을 상대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기분 나쁘다며 욕을 하고 공무원의 뺨을 때리고 다른 공무원의 배를 걷어찼다. 또 다른 공무원에게는 신문 뭉치를 집어던졌다. 당시 현장에 있던 공무원들은 민원인의 행동에 너무 놀라 어쩔 줄 몰라 했다고 한다. 더군다나 민원인은 홍성군청에서 근무했던 간부 공무원 출신이다.

상반기 재난지원금 지급과 관련해 군청 복지정책과에는 전화가 빗발쳤다. 공무원들은 민원인들에게 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줬지만 해당이 안 되는 사람들은 공무원들에게 욕설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복성진 복지정책과장은 “심지어 죽이겠다고 말하는 사람까지 있었다”며 “공무원들도 인간이기 때문에 심한 욕설을 들으면 상처가 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말했다.

군수실이 있는 본청 2층에는 수시로 민원인들이 찾는다. 일부 민원인들은 막무가내 군수실로 들어가려 한다. 공무원들이 제지를 하면 욕을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군청 공무원들에게 ‘야’ ‘너’ 하며 무조건 상대방에게 반말을 하는 민원인도 있다. 한 공무원은 “정말 민원인들과 똑 같이 욕하고 싶을 때도 있다. 왜 다짜고짜 욕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공무원들에 대한 민원인들의 폭언과 폭행이 도를 넘는다는 이야기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문제는 대책 마련이 부진하다는 것이다. 그동안 대충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홍성군청공무원노동조합 국응서 조합장은 “곳곳에서 여러 문제가 생기고 있다. 공직자들의 안전을 위한 시설 개선과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군청 노사협의회에서는 직원 안전을 위해 민원이 많은 부서에 통화녹음 및 감성멘트 도입을 하기로 협의했다.

군청의 한 간부공무원은 “사안에 따라 공무원과 민원인들 사이에 목소리가 높아지거나 감정이 격해지는 경우가 종종 생기는데 이럴 때는 담당 공무원만의 문제가 아니라 부서장이 적극 개입해야 한다. 부서장이 중재자 역할을 적극적으로 한다면 갈등이 쉽게 가라앉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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