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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 지나도 슬픈 기억 잊혀지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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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 지나도 슬픈 기억 잊혀지지 않아”
  • 이번영 시민기자
  • 승인 2020.07.20 1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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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봉산 추모공원서 한국전쟁 민간인희생자 위령제
김석환 홍성군수가 홍북읍 한국전쟁민간인 희생자 추모공원에서 70주년 추모제에 참석해 머리 숙여 인사하고 있다
김석환 홍성군수가 홍북읍 한국전쟁민간인 희생자 추모공원에서 70주년 추모제에 참석해 머리 숙여 인사하고 있다

한국전쟁민간인희생자 홍성군 유족회(회장 이종민)는 지난 11일 홍북읍 상하리 용봉산 입구 한국전쟁민간인희생자 추모공원에서 70주년 추모 및 홍성 서부지역민간인희생자 합동 위령제를 지냈다. 유족과 군민, 김석환 군수, 윤용관 군의장, 김복영 전국 유족회 회장 등 70여명이 참석했다. 

이종민 회장은 추모사를 통해 “유족들은 70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아 해마다 7월이면 가슴앓이로 하루 하루 보내기가 힘들다”며 “우리들의 아버지는 일제 침탈이 시작된 1900년대 초에 태어나 고작 20살, 30살을 살며 일제 폭정에 시달림에도 불구하고 고향을 버리지 않고 지켜 오다가 무참히 학살당했다. 이분들이야말로 독립군, 애국자라고 외치고 싶다”고 말했다.

김석환 홍성군수는 추모사에서 “유가족의 아픔과 전쟁의 슬픈 기억은 결코 후세에 잊혀져서 안 되는 과거다. 홍성군에서는 이러한 역사를 기억하고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추모 위령탑을 건설하였고 유해의 유전자 감식을 지원했다. 어딘가에 묻혀있을 희생자의 유해가 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1950년 6월 25일에 일어난 한국전쟁 당시 홍성군에서는 인민군 진입 하루 전인 7월 11일 경찰이 후퇴하면서 국군특무대에 의해 보도연맹원 60명 이상을 학살하고 떠났다. 2005년에 결성한 홍성유족회는 해마다 학살당한 7월 11일에 학살당한 장소인 용봉산 기슭에서 위령제를 지내고 있다.

해설-----------------------------------------------------------

홍성군내 희생자 607명, 추가 조사중
1950년 6월 25일 북한 인민군이 삼팔선을 넘어온지 16일 만인 7월 11일 새벽, 홍북면 상하리 용봉산 골짜기에서 콩볶는 듯한 총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다. 최소 61명 최대 100명이 넘는 홍성군민이 우리 정부 기관에 의해 최소한의 법적 절차도 없이 집단 학살당한 것이다. 다음날인 12일 인민군이 홍성에 진입하자 분노한 피해자 가족들은 가해자들을 무참히 살육하고 그 피해자들은 국군이 진입한 뒤 또 가해자들을 보복살해하는 이웃간 참극이 3차례 교차됐다. 이 비극의 발단은 7월 11일 보도연맹원들의 학살에서 시작됐다.
2010년 6월 15일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 진실규명 결정서 책자를 발행했는데 홍성군에서는 207명의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한 것으로 결정해 올렸다. 이 책은 또 미확인자까지 전체 648명 이상의 희생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기록했다.
2012년 홍성군에서는 첫 학살 현장인 용봉산 기슭에 추모비를 건립했다. 2016년 3월 광천읍 담산리 폐광굴에서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24구의 유골과 3박스의 유품이 발굴됐다. 이 유해는 2019년 11월 17일 세종시 한국전쟁민간인희생자 추모관으로 이송됐다. 그중 유전자 감식 결과 4구의 유해 유전자가 가족과 상당히 근접한 것으로 나왔다.

2020년 5월 20일 국회는 과거사정리기본법안을 통과시켰다. 따라서 정부는 제2차 진실화해를 위한 정리위원회가 구성될 것으로 예정되고 있다. 이종민 유족회 회장과 장광훈 상임이사는 3년 3개월 동안 홍성군 11개 읍·면을 조사해 607명의 희생자를 파악하고 명단을 작성했다. 유족회는 미확인된 희생자를 찾는 일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유족회는 용봉산 밑 군 소유와 개인 소유 임야 5000평에 평화인권공원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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