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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고민을 해결해주던 미륵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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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고민을 해결해주던 미륵불
  • 홍성신문
  • 승인 2020.07.06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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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포지역 숨겨진 이야기 ⑬
연화리 미륵불 모습
연화리 미륵불 모습

우리고장 서산시 지곡면 연화리에 미럭골이라는 지명이 있다. 이곳 미럭골 골짜기 입구에는 고려말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미륵불이 서있다.

미륵불은 전체적으로 후덕한 인상이지만 오랜세월 비바람에 노출되어 얼굴부분이 심하게 마모되었다. 그중에서도 입과 코 부분의 마모가 심해서 형체를 알아볼 수가 없다.

우리주변의 미륵불들은 코가 마모된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이는 오래전부터 전해오던 기자신앙의 흔적이기도 하다. 옛날에는 아들 낳기를 원하는 여인들이 미륵불의 코를 떼어가는 일이 종종 있었다. 미륵불의 코를 떼어 갈아 마시면 아들을 낳을 수 있다는 속설을 믿었던 민속신앙의 일종이다.

연화리 미륵불은 오랜 세월만큼이나 재미있는 전설도 많이 간직하고 있다.

옛날 미럭골에 맹인 할머니가 살았다. 마을에 흉한 일이생기면 사람들은 맹인할머니에게 찾아가서 도움을 청했다.

그때마다 맹인 할머니는 미륵불을 찾아갔다. 더듬더듬 미륵불까지 찾아가서 한참 동안 대화를 나누었다. 마치 사람과 대화하는 모습으로 도란도란 말을 주고받다가 내려왔다.

어떤 날은 잠깐 대화를 나누다가 내려오기도 했고, 때로는 하루종일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고 내려왔다. 맹인할머니가 미륵불과 대화를 나누고 내려오면 모든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되었다.

맹인할머니와 미륵불의 소문은 주변으로 쫘악 퍼져나갔다. 개인이나 집안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너도나도 맹인할머니를 찾아왔다.

그때마다 맹인할머니는 미륵불로부터 문제해결 방법을 찾아갖고 내려왔다. 고민거리를 해결한 사람들은 맹인할머니에게 후한 사례를 하고 돌아갔다. 덕분에 맹인할머니는 재산을 많이 모을 수 있었다.

맹인할머니에게는 두 명의 아들이 있었다. 큰아들은 마을에 소문난 난봉꾼이었다. 맹인할머니가 미륵불의 도움으로 벌어들인 돈을 탐내었다.

큰아들은 자신이 동생보다 재산을 적게 상속받은 것이 속상했다. 화가 나서 맹인할머니를 도와주는 영험한 미륵불을 망가뜨리고 바닥에 쓰러뜨렸다. 그 바람에 미륵불은 지금처럼 얼굴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되었다고 한다.

큰아들은 미륵불을 망가뜨리고 나서 병명도 모르는 병을 앓기 시작했다. 미륵불의 노여움을 산 것이라 생각하여 밤에 몰래 나가서 제자리에 다시 세워놓았다. 하지만 미륵불을 원래방향이 아니고 거꾸로 세워놓았다고 한다. 미륵불은 지금도 마을을 등지고 서있다.

일제강점기에는 미륵불이 벼락을 맞은 일이 있었다. 그때 머리 한쪽이 떨어져 나갔다고 한다. 미륵불이 천기누설을 많이 하여 하늘로부터 벌을 받은 것이라고 한다. 그 뒤로 미륵불이 영험함이 떨어졌다고 한다.

옛날에 말을 탄 사람이 미륵불 옆을 그냥 지나갔다고 한다. 멀쩡하게 달려오던 말은 미륵불 옆에서 꼼짝달싹 못하고 움직일 수가 없었다. 주인이 말에서 내리고 미륵불에 합장인사를 한 후에야 말이 움직였다고 한다. 지금도 미륵불의 영험함을 듣고 멀리서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미륵불의 상체는 누군가 알록달록한 천으로 정성껏 감싸놓았다. 이런 모습은 주변 사람들에게 미륵불이 섬김의 대상이 되고 있음을 짐작하게 해준다.

마을에서는 해마다 음력 정월대보름날에 미륵불 앞에서 미륵제를 지내오고 있다. 영험한 미륵불의 도움으로 마을의 화합과 안녕을 기원하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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