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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더 넓어진 홍성신문 멍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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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더 넓어진 홍성신문 멍석
  • 이번영
  • 승인 2003.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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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영(본지 편집국장)
홍성신문은 1988년 창간한 후 91년 2월말까지 1년 반 동안 타블로이드판 8쪽 짜리 신문을 만들었다. 당시 우리나라 시군단위에서 지역신문을 발행하는 사례가 전혀 없는 가운데 홍성에서 경험도 없는 몇 명이 신문을 창간하면서 우리가 과연 신문을 만들 수 있을까 걱정이 되는 때였다. 기사를 어떻게 취재, 작성하며 편집은 어떻게 하고, 인쇄는 어떻게 해서 매주 한번씩 규칙적으로 내놓을 수 있을까 걱정되는 때였다. 정 어려우면 몇장 짜리 프린트라도 해서 이웃들과 소식을 나누자는 심정으로 출발했기 때문에 8페이지도 대견스러운 것이었다.

그렇게 출발한 홍성신문은 91년 3월부터 16쪽으로 늘렸다. 93년 7월부터는 '주간홍성 장터'라는 이름의 생활정보와 광고 중심의 8쪽을 더 만들어 24쪽으로 늘어났다. 96년 3월부터는 더 욕심을 부린다. 매주 2회 발행하는 신문으로 격상시킨 것이다.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에 각 16쪽씩 발행했다. 당초 '주간홍성'으로 출발한 신문이 '홍성신문'으로 제호를 바꾼 것도 이때였다.

전국에서 처음 시작한 '주간홍성'을 '홍성신문'으로 바꾸며 역시 전국 최초로 주 2회 신문으로 발전시킨 이유는 이랬다.

당시 정치권이 서해안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하면서 대 중국 교류의 전진기지로 부상하는 충남 서부 중심의 홍성에 대한 기대가 부풀었다. 서해안고속도로를 조기에 완공시키고 홍성 이웃인 해미에 비행장이 들어서며 장항선 복선화가 정치인들의 공약으로 내걸리고 홍보지구 대규모 종합개발사업이 추진됐다. 충남도내 각 지역에서 도청이전운동이 일고있는 가운데 홍성이 강력한 후보중 하나로 떠올랐다. 홍성신문 임원진은 만약 충남도청이 홍성으로 이전될 경우 일간지로 발전시키겠다는 야심찬 구상 속에 우선 주 2회 발행을 단행한 것이었다. 독자를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62%가 주 2회를 원하고 있기도 했다. 따라서 '주간'이란 제호는 일주일에 한번이라는 의미를 연상하기 때문에 제호부터 '홍성신문'으로 교체했다.

그러나 한국 지역신문의 주2회 발행 가능성에 대한 실험이라는 언론계의 주목을 받으며 시도한 홍성신문은 2년 5개월만인 98년 7월 27일부터 다시 주 1회 24쪽으로 환원했다. 당시는 IMF 경제 한파가 국가 전체를 위기로 몰아가 각 분야에서 구조조정과 직원 해고 바람이 불고 모든 신문들 역시 지면을 줄이고 기자를 해임하는 등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특단의 조치들이 이루어졌다. 홍성신문 역시 주1회로 환원하며 직원 감축, 감봉 등으로 경영압박에 대처했다. 주2회 신문은 이밖에 매주 월요일에 기다려지는 희소가치도 반감시키고 주 단위 생활에 적응이 안되는 이유도 있었다.

홍성신문은 그후 4년 6개월만인 2003년 1월부터 다시 32쪽으로 늘린다. 창간 당시와 비교하면 15년만에 4배의 분량으로 늘어난 것이다.

해를 거듭하면서 지역신문의 페이지가 느는 것은 주민들의 정보 욕구가 많아지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지방자치시대가 정착될수록 지역주민들은 더 많은 정보를 원한다. 홍성신문은 이번에 증면하면서 광고 지면도 늘리고 광고비를 25% 내렸다. 누구나 쉽게 광고를 내도록하기 위한 것이다. 평소 아는 사람인데 가게 하나 마련하고 문을 열었다는 광고 역시 기사에 못지 않은 중요한 생활정보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 시대는 정치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변화와 개혁의 시대가 도래한다고 한다. 변화와 개혁은 정치가나 지도자들이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주인으로 참여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800호를 넘긴 홍성신문에게 새 시대에 맞는 변화와 개혁의 방향 역시 독자가, 군민이 주인으로 참여하는 마당을 더 넓혀놓는 것이다. 넓게 펴논 멍석에 누구나 들어와서 실컷 떠들고 씨름하며 때로는 싸우고 얼싸안고 사랑하는 마당이 됐으면 좋겠다.
<독자글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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