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15:36 (목)
내포길 주변의 숨겨진 이야기/ ‘간월암과 무학대사 이야기’
상태바
내포길 주변의 숨겨진 이야기/ ‘간월암과 무학대사 이야기’
  • 김정헌<동화작가·내포구비문학연구소장>
  • 승인 2018.03.26 00: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합천해인사의 불을 끈 무학대사
▲ 간월암.

우리고장 서산시 부석면 간월도리의 간월암은 무학대사와 관련한 전설이 많이 전해온다.

간월암은 무학대사가 창건하고 한동안 폐사되었던 것을 일제강점기에 만공선사가 중창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간월암 법당 안에는 무학대사와 만공선사의 영정이 모셔져 있다. 간월암 주변에 전해오는 무학대사와 관련한 전설은 신이한 내용을 많이 담고 있다.

▲ 만공성사 영정.

무학대사는 어릴 적에 서산 김종사 댁에서 마부 노릇을 하고 있었다. 어느날 무학대사가 김종사의 말고삐를 잡고 걸어가다가 갑자기 말을 길옆 소나무에 묶어놓고 소변을 보면서 공중에 뿌리기 시작했다.

말 위에 앉아있던 김종사가 그 모습을 보며, 

“너, 지금 뭐하는 짓이냐?” 하고 꾸짖었다. 무학대사가 대답하기를,

 “지금 해인사에 불이 났습니다. 불을 끄는 중입니다” 하고 대답하는 것이었다.

김종사는 집에 돌아와서 해인사에 사람을 보내어 확인해 보았다. 무학대사가 소변을 누어 공중에 뿌리던 시간에 불이 났었다는 것이다.

불이 나서 우왕좌왕하는데 갑자기 공중에서 소나기가 내리는 바람에 불이 꺼졌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김종사는 이 사실을 확인하고 무학대사가 큰 사람이 될 것으로 믿었다.

“너는 앞으로 큰 곳으로 가서 공부를 많이 하거라” 하며 집에서 내보냈다고 한다. 그뒤로 무학대사가 정말로 훌륭한 스님이 되었다.

유씨라는 사람이 무학대사가 풍수지리에 능하다는 말을 듣고 간월도로 찾아갔다.

“대사님, 저희 부모님 산소자리를 잡아주십시오.”

“그럽시다. 아무날에 다시 찾아오면 좋은 자리를 잡아주겠소.”

▲ 간월암 법당에 모셔진 무학대사 영정.

무학대사는 유씨의 부탁을 듣고 며칠 후에 다시 오라고 했다.

그런데 무학대사와 약속한 날에 비가 많이 왔다. 유씨는 날이 궂으므로 약속을 지키지 않고 그 다음날에 찾아왔다.

“어제는 비가 많이 와서 못 왔습니다. 오늘 왔는데 괜찮겠습니까?”

“그럽시다.”

무학대사는 집에서 나와 조금 걷다가 한 곳을 가리켰다. 지팡이로 장소를 가리키며 그곳에 산소를 쓰라고 했다. 유씨는 무학대사가 가르쳐준 곳에 부모의 산소를 옮겼다.

그런데 그 뒤로 유씨네는 잘되는 것이 아니고 망하고 말았다. 비가 온다고 약속을 지키지 않은 유씨의 성의 없는 모습에 망하는 자리에 산소를 잡아주었던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