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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포길 주변의 숨겨진 이야기/ 서산시 인지면 성리 ‘죽사(竹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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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포길 주변의 숨겨진 이야기/ 서산시 인지면 성리 ‘죽사(竹寺)’
  • 김정헌<동화작가·내포구비문학연구소장>
  • 승인 2018.03.12 1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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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자랑 하던 바위와 대나무의 전설이 가득한 암자
▲ 죽사.

우리고장 서산시 인지면 성리에 용이 승천했다는 비룡산(飛龍山)이 있다. 이곳 비룡산 중턱에는 깎아지른 듯한 바위절벽 위에 ‘죽사(竹寺)’라고 부르는 암자가 있다.

거대한 바위틈에 아찔하게 서있는 암자와 주변 경치가 정말로 일품이다. 가슴에 가득하던 세상 근심걱정이 모두 사라질 것 같은 신선한 분위기를 주는 곳이다.

▲ 죽사 주변에 자라는 전설의 대나무 숲.

암자 위쪽으로는 대나무가 빽빽하게 서있으며, 주변에 늘어선 거대한 바위들은 재미있는 전설이라도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실제로 죽사라는 절 이름에는  대나무와 바위에 관련된 전설이 전해오고 있다.

옛날 비룡산 아래에 살던 바위와 대나무들이 서로 키 자랑을 하며 지내고 있었다. 어느날 대나무와 바위는 산꼭대기까지 누가 먼저 도달하는지 시합을 했다.

▲ 쉰질 바위.

대나무는 호리호리한 키를 이용하여 먼저 앞서서 나갔다. 바위는 넓은 면적을 차지해야 했으므로 대나무보다 늦게 자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초반에는 뒤처지던 바위가 넓게 자리 잡으며 안정감 있게 대나무를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바위가 우람한 모습으로 올라오자 산에 살고 있던 용은 불편하기 이를 데 없었다. 바위가 몸집을 불리면서 산위까지 올라오므로 용이 거처할 곳이 점점 좁아졌기 때문이었다.

▲ 죽사 일주문.

어느날 용은 화가 나서 하늘로 올라가면서 바위에 벼락을 내리쳤다. 그 바람에 산꼭대기로 쑥쑥 올라가던 바위는 아랫부분만 남고 모두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그 뒤로 바위는 더 이상 키가 자라지 못하고, 뒤따라 올라오던 대나무가 먼저  도착하여 승리하게 되었다. 절이 위치해 있는 주변에는 거대한 바위가 늘어서 있는데, 옛날 용이 승천하면서 벼락을 치는 바람에 산산조각 난 바위조각이라고 한다.

▲ 죽사가 위치한 비룡산 전경.

후에 이 산에 절이 들어서게 되었는데, 옛날부터 전해오는 전설을 인용하여 절 이름을 ‘죽사(竹寺)’로 정했다고 한다. 또한 용이 하늘로 올라갔다고 하여, 산 이름도 ‘비룡산(飛龍山)’이 되었다고 한다. 절 옆에 하늘을 찌를 것처럼 서있는 바위는 ‘쉰질바위’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죽사의 창건연대는 자세한 기록이 없다고 한다. 구전에 의하면 백제 의자왕 때에 도감승려가 창건했다고 전해온다.

죽사의 옛건물은 안타깝게도 1972년에 화재로 소실되어 이후에 다시 지었다. 1989년에 전통사찰로 지정되었으며, 수덕사의 말사이며 비구니들의 수도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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