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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포길 주변의 숨겨진 이야기/ 구항면 내현리 거북이마을 ‘말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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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포길 주변의 숨겨진 이야기/ 구항면 내현리 거북이마을 ‘말바위’
  • 김정헌<동화작가·내포구비문학연구소장>
  • 승인 2018.03.06 1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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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의 전사 소식 전해주고 죽은 말바위

우리고장 홍성군 구항면 내현리 거북이마을 한가운데에 말바위가 있다. 조선시대 담양전씨 출신의 유명한 형제 장군의 영정을 모셔놓은 장충영각 바로 앞에 있는 바위다. 말바위에는 두 형제 장군 중에서 형인 전운상 장군과 관련한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 거북이마을 말바위.

전설의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옛날에 유명한 장군이 자신의 애마와 함께 전쟁터를 종횡무진으로 누비며 큰 활약을 펼쳤다. 장군은 얼마나 용맹했던지 싸움터에 나갈 때 마다 승전 소식을 전해주곤 했다.

어느해인가, 북쪽에서 외적이 침입했다는 소식을 듣고 애마와 함께 출정했다. 싸움이 얼마나 치열했던지, 장군은 맨 앞에서 군대를 지휘하며 싸우다가 적의 화살을 맞고 전사하였다. 장군의 애마는 피묻은 몸으로 수천 리를 달려와 가족에게 장군의 전사소식을 전하고 그 자리에 쓰러져 숨을 거뒀다.
세월이 흐른 후에 장군의 애마가 죽은 자리에서 커다란 바위가 솟아났다. 사람들은 이 바위를 말바위라고 불렀다.

▲ 전운상 장군 영정.

이 전설과 관련된 전운상 장군은 1740년에 전라좌수사로 재임하면서 유명한 해골선을 제작한 것으로 유명하다. 1753년에는 삼도(황해도·경기도·충청도)의 수군을 지휘하는 삼도통어사를 지내었다. 1760년에 회령부사가 되어 재직 중에 별세하였다.

그렇다면 거북이마을 말바위 전설은 어떻게 만들어져서 전승되고 있는 것일까?

전설은 여러 가지 특징을 갖고 있는데, 진실성·역사성·체험성·설명성·비약성 등이 있다. 이들 특징 중에서 역사성과 관련이 있다고 보여진다.

전설의 역사성이란, 전설은 스스로 역사화 함으로써 자신을 합리화 시키는 특징을 갖는다. 거대한 바위에 푹 파인 흔적이 있으면, 옛날 이곳에 전쟁이 났을 때 유명했던 장수가 밟고 지나간 흔적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그 장수가 누구누구였다는 식으로 결론을 맺는다. 전설은 이처럼 자신을 역사화 하여 향토애 배양의 구실을 하기도 한다.

전운상 장군의 고향에 거대한 바위가 전해오므로, 자신을 역사화 하여 장군의 이야기와 결합된 말바위 전설로 형상화 된 것으로 짐작된다.

▲ 장충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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