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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월드컵과 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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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월드컵과 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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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2.05.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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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과 지방선거가 겹쳐져서 몹시 바쁜 두 주간을 맞이하게 되었다. 어떤 사람들은 월드컵의 열기가 지방선거의 참여와 관심을 덜어뜨릴까 염려하고 뜬 구름같은 축구열기가 정작 우리의 삶과 직결된 지방자치 대표들을 뽑는데 무관심과 졸속으로 처리될까 염려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왕 겹쳐치르게 된 일 연기할 일도 아니고 두가지 중요한 일들을 조화롭게 이루어 낼 수 있도록 마음속에 정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축구는 이겨야 한다 16강에도 들어야 하고 8강, 4강 꿈같은 얘기지만 우승을 한다한들 마다하겠는가. 그러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법, 지나치게 승리에 집착한다거나 승리를 위해서는 어떤 수단도 동원해야 한다는 논리에는 동의할 수 없다. 이미 국민들의 기대치는 16강을 훌쩍 뛰어넘어버렸고 "승부는 냉혹한 것, 무조건 이겨라! "라는 큼지막한 구호들이 스포츠 신문의 전면을 장식하고 있다. 허나 축구는 전쟁이 아니다. 월드컵은 국가간의 우열을 판정하며 인종간 체력과 기술의 우열을 증명하자는 것이 아니라 전세계인의 화해와 협력 그리고 평화를 위한 세계의 축제이다. 따라서 승리에 대해 열망하는 그 심정만큼 아름다운 패배에 격려와 위로를 보내야 한다. 심판의 텃세 판정이나 정정당당하지 못한 행동으로 따낸 승리보다 최선을 다한 정정당당한 패배를 중요시 해야한다.

그것이 과거 50~60년대 월드컵이나 올림픽에서 9-0, 10-0으로 졌던 우리 축구사에 대한 격려이고 월드컵 본선 5회 출전에 한번도 이겨보지 못한 우리 축구에 대한 담담한 위로이다.

이와 똑같은 논리가 지방선거에도 적용된다. 선거는 어떻게 해서라도 이겨야 한다고 말한다. 길지않은 지방선거사에서도 언제나 돈이 승패를 좌우했다고 누구나 동의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도 막판에 엄청난 돈이 뿌려질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온갖 거짓말을 도원한 비방이나 근거없는 모략, 정말로 정정당당하지 못한 속임수가 홍성의 정치사를 왜곡시켜 왔다. 스포츠의 정신이 그 정정당당함에 있듯이 이제 우리 선거의 정신, 정치의 정신을 그 정정당당함에서 찾아야 한다. 더럽고 추한 금권선거, 비겁하고 지조없는 속임수가 우리의 정치 우리의 지방선거를 다시 좌지우지할 때 우리는 결코 더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할 것이다. 이제 이번 지방선거에 나선 모든 후보자들에게 비겁한 승자가 되기보다 아름다운 패자가 되기를 요구한다. 그런 정정당당함으로 승리하였을 때 모든 유권자는 진심으로 존경할 것이고 혹 그런 정정당당함으로 패배하였을지라도 유권자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 진심어린 박수를 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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