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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년별 향응자모회 줄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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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년별 향응자모회 줄이어
  • 류재중
  • 승인 2002.05.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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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비 1만원씩 걷고 후보자가 내…선거혼탁 기승
지방선거 출마 예상자들이 각종 모임에 줄대기를 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후보자들이 밥값을 내주는 등 향응제공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유권자들은 향응을 받고도 예사롭게 보아 넘기고, 심지어 일부는 후보자에게 금품 및 향응을 공공연히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에대한 행정기관의 단속이 거의 미치지 못하고 있어 공명선거에 대한 기대를 무색케하고 있다.

특히 이달들어 각 학교의 자모회에 밥값을 내주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으나, 홍성군선관위 등 관계기관은 전혀 파악치 못하고 있다. 지난 21일 홍성읍 모 초등학교 1학년 자모회 20여명은 읍내 한 식당에서 닭도리탕으로 점심식사를 했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한 자모는 "자모들은 밥값을 내지 않았다"며 "그 자리에서 한 후보에 대해 열심히 한다는 말을 했다"는 것이다. 이 학교는 이후 학년별로 자모회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홍성읍 모중학교 2학년과 1학년 자모회도 지난주 읍내 고기집에서 모임을 연달아 개최하고 후보자의 향응제공 의심을 사고 있다. 이에앞서 홍성읍 모초등학교는 이달초 전체 자모회 회원이 참가한 가운데 점심을 대접받았다. 참석자 모씨는 "한달에 한번 갖는 정기모임이었는데, 누군가 밥값을 내주고 간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모후보는 지난 20일 광천읍에 갑자기 만들어진 저녁 모임 3~4곳으로 뛰어다녀야 했다. 선거구 농촌지역에서 만들어진 향응모임으로 의심을 사고 있다.

후보자 선거사무실에 있는 한 관계자는 "각종 관광, 목욕 등에 금품이 제공되고 있다"며 "일부는 마을에서 개인별로 1만원 정도 걷어놓고 나머지 경비는 후보자에게 부담시키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다른 후보 사무실 한 관계자는 "유권자의 요구 수준이 거의 브로커 수준"이라며 "유권자의 요구가 이 정도인지는 정말 몰랐다"고 말했다.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불법 금품 및 향응제공이 판을 칠 것이란 전망이다. 출마 경험이 있는 모씨는 "지난 91년 출마했을 때 하루 저녁에 30~40군데 밥값을 내주고 다녔다"며 "지금은 좀 나아지기는 했으나 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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