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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없는 기부 천사 10년째 고향에 성금 기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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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없는 기부 천사 10년째 고향에 성금 기탁
  • 정명진 기자
  • 승인 2013.02.04 1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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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교읍, 백발의 노부부가 놓고 간 300만 원 ‘송산장학금’으로 활용

지난달 30일 모자를 눌러 쓴 백발의 노부부가 삽교읍사무소에 들어섰다. 키가 170㎝는 훌쩍 넘어 보이는 건강한 모습의 할아버지는 300만 원이 든 봉투를 읍사무소 직원에게 건네고 할머니와 함께 조용히 발길을 돌린다.

이름도 밝히지 않은 채 단지 ‘송산리가 고향이라 들렀다’는 말만 남겼다. 벌써 10여 년째 이 노부부는 설 명절을 앞두고 이처럼 고향을 찾아와 성금을 기탁하고 있다.

읍사무소 직원이 ‘차 한 잔 마시고 가시라’고 해도 손사래를 치며 “삽교읍에 사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써 달라”며 서둘러 자리를 떴다. 읍사무소 직원은 “끝내 이름을 밝히지 않았지만 우연히 성함을 알게는 되었다. 그러나 본인 의사를 존중해 언론에 밝힐 수 없다. 서울에 사는 70대 후반의 노부부”라고만 전했다.

읍사무소는 그동안 이 노부부가 매년 기탁한 300만 원을 저소득층의 생활필수품 지원에 사용해 오다 지난해부터 기탁자의 고향마을 이름을 따 ‘송산장학금’으로 정하고, 관내 초·중·고등학교 졸업예정자 가운데 가정환경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지원하고 있다. 매년 대학교 입학 예정자 3명에게 각각 50만 원, 고등학교 입학 예정자 4명에게 각각 20만 원, 중학교 입학 예정자 7명에게 각각 10만 원의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정무현 삽교읍장은 “해마다 고향을 찾아 성금을 기탁하는 이 노부부의 선행이 주위의 귀감이 되고 있으며, 그들의 마음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뜻 깊게 사용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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