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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 시간 지키기, 높은 사람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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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 시간 지키기, 높은 사람이 문제다
  • 윤종혁 기자
  • 승인 2008.01.24 2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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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이것을 바꾸자②/나의 소중한 시간, 남에게도 소중하다

새해가 되면 사람들은 ‘담배를 끊겠다’, ‘운동을 열심히 하겠다’, ‘외국어를 공부 하겠다’ 등 나름대로의 계획을 세우고 다짐 한다. 그렇지만 연말에 가서 되돌아보면 제대로 이뤄진 것이 별로 없음을 알고 후회에 빠져든다. 바로 작심삼일이다. 작심삼일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주위에서의 관심과 배려도 중요하다. 정해진 계획이 잘 이뤄지면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하고, 잘못하고 있는 부분이 있으면 지적을 해서 바로잡아 줘야 한다. 바로 모두의 노력이 하나로 모아져야 빛바랜 계획이 아닌 내 삶을 살찌우는 자양분이 된다. 작지만 소중한 실천. 우리 모두의 과제이다. 이에 본지는 다섯 차례에 나누어 우리가 함께 실천해야 할 과제에 대해 짚어본다. <편집자 주>

얼마 전 투자의 귀재라 불리는 워렌 버핏과의 점심식사 한 끼 값이 3억5000만 원에 이른다는 외신보도에 많은 사람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점심식사 시간도 고작 30분 내외. 그만큼 시간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주는 일화이다.

하루 24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그렇지만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생활이 달라진다. 홍성읍 옥암리에 위치한 테니스장에는 어둠이 짙게 깔려있지만 오전 5시만 돼도 운동을 즐기기 위해 테니스 동호인들이 하나 둘 모인다. 이처럼 우리 주변에서는 시간의 소중함을 알고 시간재테크를 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늘어나는 추세다. 그렇지만 이와는 반대로 시간의 소중함을 모른 채 다른 사람의 시간도 쉽게 생각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보인다.

몇 사람 때문에 행사 늦어지는 경우 있어

대표적인 예가 행사장의 모습이다. 행사 주최 측에서는 참가자들에게 행사 시작 시간을 미리 알리긴 했지만 정해진 시간보다 늦게 시작하기 일쑤다. 몇 몇 내ㆍ외빈들이 행사장에 늦게 오는 바람에 행사가 20~30분 늦게 시작할 때도 있다. 또한 내ㆍ외빈들의 발언시간도 도마 위에 오른다. 단상에 오른 사람들은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인 사람들 앞에 할 이야기가 많이 있겠지만 듣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지루한 시간으로 비쳐질 수 있다. 발언을 하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지루함은 더욱 커진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행사를 축하하기 위해 행사장을 찾은 사람들은 행사가 끝나자마자 서둘러 자리를 뜨게 된다. 몇 몇 사람들 때문에 다수의 사람들이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이다.

행사장에서 만난 김모 씨는 “행사장에 모인 사람이 100명이라고 가정할 때 한 사람 때문에 행사가 5분 늦게 시작되면 그것은 8시간 이상을 무의미하게 흘려버린 꼴이 된다. 정해진 시간에 늦었으면 차라리 뒤에 있다가 행사가 다 끝난 후 사람들과 인사를 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정해진 기한을 어기는 공사 완료도 문제다. 공사가 시작되면 언제부터 언제까지 공사를 하겠다는 안내문에 따라 해당 지역 주민들은 공사에 따른 불편함을 감수하며 참고 기다린다. 그렇지만 주민들이 참고 기다린 시간만큼 공사는 제 때에 끝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해 홍성읍 마구형사거리 부근에서 진행된 ‘배선로 지중화공사’ 이다. 이 공사는 지난해 8월 16일 시작해 9월말까지 마무리하기로 되어 있었다. 그렇지만 지중화공사는 연말이 다 되어서야 마무리되면서 이 구간을 오고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큰 피해를 끼쳤다.

홍성읍 김성철 씨는 “공사가 제 때 끝나는 법을 본 적이 없다. 하다못해 정해진 기간에 공사가 끝나도 얼마 지나지 않아 하자보수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공공의 이익을 위한 공사라 할지라도 주민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는 책임 있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군 의회 김정문 의원은 “설계변경 등 불가피한 경우에 의해 공사가 예정기간 보다 늦어질 경우 상황설명 등 주민들에게 충분한 안내를 해서 주민들의 동의를 얻는 것이 필요하다. 행정기관에서도 공사에 따른 주민들이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서비스 경쟁의 화두 '시테크 서비스'

각종 토론회나 회의도 마찬가지다. 토론회 또는 회의에서는 시간을 정해놓긴 했지만 정해진 시간에 끝나는 경우가 드물다. 발언자들은 정해진 시간을 어기면서까지 자기의 이야기를 다 마무리하려고 노력한다. 물론 자신의 생각을 남에게 자세히 전하기 위한 노력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상대방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참석자들은 정해진 시간 안에 내실 있는 결과를 도출해내지 못한 채 아쉬운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최근 들어 사회 곳곳에서는 서비스 경쟁의 화두로 보다 빠른 서비스로 소비자의 시간을 절약해주는 ‘시테크 서비스’에 초점을 맞춰가고 있다. 부산 남구청의 경우는 ‘민원 처리기간 단축 마일리지제도’를 도입해 민원처리의 시간을 대폭 줄여 민원인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즉 시간이 곧 돈 임을 인식한 것이다. 이처럼 우리도 나에게 소중한 시간이 자칫 남에게는 생각지도 않은 불편한 시간이 될 수 있음을 인식하며 시간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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