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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붕 아래 사랑하며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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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붕 아래 사랑하며 살아요
  • 정진옥 기자
  • 승인 2007.07.05 1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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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부부’ 박하영-장기순 부부
홍북면 내덕리 박하영(67)·장기순(64) 부부가 제12회 여성주간을 맞아 5일 충남도로부터 평등문화가정 도지사표창을 받았다.


올해로 결혼 42주년을 맞은 이들 부부는 대학시절 캠퍼스 커플로 만나 3년 열애 끝에 지난 1965년 9월 결혼했다.


“그때만 해도 부부간에 평등이라는 개념이 없었어요. 남편 뒷바라지하고 시집살이 하는 게 당연시되던 시절이었으니까.”


장 씨는 맏며느리로써 할 일이 참 많았다고 했다. 시누이 셋과 시동생 둘, 시어머니에 시할머니까지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에는 버거웠다.


그렇게 가족만을 위해 희생해온 장 씨는 마흔여덟 되던 해 남편의 지원으로 대학원 여성학과에 진학해 공부를 시작했다. 상담에도 관심이 많았던 장 씨는 꾸준한 공부로 지난 1994년부터 7년간 대구에서 한국여성의 전화 성폭력상담소장까지 지냈다. 소장으로 일하면서도 남편의 지지가 사회생활에 큰 버팀목이 됐다.


“젊어서는 남편이 사업 한다고 집안일을 많이 도와주지 못했어요. 게다가 그전에는 남자가 설거지를 한다거나 빨래를 하면 큰 일 나는 줄 알았죠.”(장기순)


“당시에는 아내가 힘들어 하는 걸 알면서도 어른들 눈치 보느라 쉽사리 표현을 못했어요. 마음으로만 많이 도와줬지.”(박하영)


1남 2녀의 자녀를 다 출가시키고 나서야 여유를 찾은 장 씨는 축산 일에 관심이 있던 남편을 따라 지난 2000년 낯선 홍성 땅을 밟았다. 그리고 이듬해 7월부터는 홍성성폭력상담소에서 성폭력 예방과 피해자 상담 치유에 힘쓰고 있다. 남편은 현재 축산업을 하는 성보농산의 고문으로 있다.


“4쌍 중 1쌍이 이혼할 만큼 부부문제가 심각한 요즘 사랑 없이 사는 부부들에게 모범이 되도록 앞으로 더 열심히 사랑하며 살겠습니다.” (박하영)


30년 전 취미로 등산을 시작했다는 이들 부부는 인생의 동반자로 오늘도 함께 산을 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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